[뉴스프리존,제천=김병호 선임기자]청풍호 벚꽃축제가 꽃이 없는 벚나무 축제가 돼버렸다. 남제천 IC에서 청풍면 물태리까지 오는데 약 1시간 40분 걸렸다면서 그들은 투덜거렸다.
지난 6일 벚꽃축제 개막식이 있는 날, 경기도 용인에서 왔다는 한 젊은 부부의 푸념이다. 주차할 곳이 없어 차를 세워놓고 망설이기에 주차할 곳을 찾아 줬더니 차에서 내리면서 대뜸 하는 소리가 “꽃은 어디로 갔남? 야 이거 웃기는 동네인데” 하면서 비아냥 거렸다.
죄송스러워서 “다음주중에 한 번 더 오세요 케이블카도 탈 겸.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워서” 했더니 “용인이 어디 이웃입니까? 짜증나네” 하기에 자리를 급히 피해버렸다.
제천시가 해마다 벚꽃축제 행사를 했지만 꽃잎이 지는 것은 봤는데 이런 경우는 기억에 없다. 만개는 못하더라도 피어있어야 하는데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망울만 대롱대롱 매달린 것을 보면서 상춘객들은 실망의 표정들이 역력했다.
“벚꽃축제는 반드시 꽃이 피어 있어야 한다.” 경북 영주에서 온 나이 좀 들어 보이시는 분이 일갈했다. “꽃없는 축제는 앙꼬 없는 찐빵과 흡사하다”면서 승용차 머리를 확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만시지탄’이 적당한 말 같다.
제천에 있는 시민들이야 오늘 못 보면 내일 보면 되는데, 신문 광고 등을 보고 멀리서 찾아온 상춘객들에게는 제천시가 상당히 실수를 한 것 같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