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19회
고향의 연인
“사장님! 이번 각축전의 새로운 모델하우스입니다.”
손에서 둥글게 말려있는 사진들을 그녀는 채성 앞에 펼쳐 보였다. 그림은 도심 속에서 녹지대를 배경으로 내부시설이 최신형으로 현대적인 감각과 자재를 써서 설계된 아파트였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호수가 내다보이는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최고급 모델하우스였다.
“음. 좋군 그래! 이것이 이번 뉴타운 모델하우스인가? 다른 회사에서 출시할 계획이 있는지 검토해 보았나!”
“네, 그것은 제가 창안한 새로운 모델이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대 판촉전이 전망됩니다!”
“응. 아주 참신한 모델이구만. 가능한 모든 내부 빈공간도 실용적으로 처리했고 무엇보다 전망이 아주 끝내주는군! 사람들은 늘 아름다운 시야에 목말라하니까 말이야. 마음의 휴식을 제공하고 아득한 추억으로 이끄는 전원적인 풍경이 끌리게 마련이지.”
“네. 전망도 한 몫을 차지하지만 또 하나 잊어선 안 될 것은 건축 내부자재의 질이 문제입니다. 그것을 꼼꼼히 따지는 분들이 부쩍 늘었고 모델에 맞는 품격 높은 재질에 더 깊은 선호도를 충분히 참작해야 합니다!”
혜란은 사업상의 언어로 일관되게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현대인은 친환경적인 주택모형을 선호하고 있어서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고안해 보았습니다.”
“디자인 업체들 중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간배치를 잘하는 업체를 잘 선정해야 하오.”
“그럼 명인 디자인 업체와 이번 분양 시공 아파트를 계약해 보겠습니다.”
“아주 꼼꼼하고 예술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 그리고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트렌드를 가진 디자인 업체를 잘 섭외해 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자. 차차 진행시켜요…. 수고했소. 커피나 한 잔 할까!”
이제야 두 사람은 연인의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혜란의 표정도 부드러워지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활력이 넘쳤다. 혜란은 컵에 커피를 타기 시작했고 자신은 홍삼엑기스를 꺼내어 컵에 부었다.
“자. 드세요!”
자신은 홍삼차를 한 모금 마셨다.
“여전히 커피는 안 하는군!”
사랑스런 표정으로 그는 혜란을 바라보며 웃었다.
“네, 건강을 생각하기로 했어요. 커피에 프림과 설탕을 넣으면 비만을 재촉하는 것 같아서요!”
채성은 자신의 건강을 철저히 세심하게 관리하는 혜란이 기특하게 여겨졌다.
“혜란은 고생을 많이 한 사람 같아…!”
“네, 어렸을 때부터 전 고생을 많이 했어요. 거의 모든 것을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했거든요. 챙겨주는 부모님이 안 계셨으니까요!”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 한다는 말이 있잖소!”
“끔찍합니다. 그 나이에 누려야 할 것들을 많이 상실한 시절이었으니까요! 사랑을 받을 나이에 너무 외로웠거든요!”
채성은 자신과 같이 유년시절을 외롭게 보낸 혜란에게 연민을 느꼈다.
“어렸을 때 고생한 사람들이 인생 성공한 사람들이 많더군! 잘 봐요. 인류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 모두가 어렸을 때부터 불우한 환경과 결핍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야!”
“아마도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겠지요. 사실 결핍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힘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잖아요.”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인 듯 채성은 피식 웃었다. 혜란은 채성에게 자신의 출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했다.
“혜란은 아주 좋은 장점을 가졌어요. 도전의식! 그것이 사람을 발전시키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