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노승현 기자]한국의 대표 경제 관료로 꼽히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사진)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4세.
타계한 강 전 장관은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김대중(DJ) 정부까지 수많은 경제정책을 만들고 실행한 정통 관료로, 194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강 전 장관은 군산사범학교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내다 늦깎이로 서울대 상학과에 입학했고 행정고시 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대외경제조정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거시경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업무를 맡았다. 특히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입안 작업에 다섯 차례나 참여하면서 한국 경제개발 역사를 직접 쓴 산증인으로 꼽힌다.
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맡으면서 외환위기 돌파의 중책을 맡았고 경제수석에 이어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생전에 “일하는 게 유일한 취미”라고 말할 만큼 강 전 장관은 일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다. 당시 재경부에서 근무했던 기재부 관계자는 “일요일 오전이면 정부과천청사 테니스장에 나와 테니스 몇 경기로 몸을 푼 뒤 오후에 간부들을 집합시켜 장관 회의실에서 직접 회의를 주재해 전 직원이 휴일도 없이 근무해야 했다”고 전했다.
2002년 재.보선에서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18대까지 3선 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4.13총선 당시에는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최근까지 경제 원로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나 최근 췌장암으로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혜원 씨(71)와 아들 문선(43), 딸 보영 씨(42)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노승현 기자, screet8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