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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21회..
기획

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21회

한애자 기자 입력 2017/02/06 06:21

고향의 연인

채성은 혜란을 안고 아내 애춘을 떠올렸다. 자신도 모르게 미간이 찡그려졌다. 무모한 집착과 유치한 언사와 철없는 모습….

‘혜란에게 있는 성숙함과 의젓함이 한 가닥이라도 보인다면 조금이라도 기대할 수 있는데….’
같은 여자로서 어찌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었다. 거기다가 이제는 애춘과 각 방을 쓴지도 오래 되었다. 자신은 사업상 핑계로, 아니 이젠 노골적으로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혜란과 함께 했다.
채성은 혜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혜란의 뒤로 창 밖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채성은 그녀의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얹었다.

“사장님, 사모님과는 어떻게….”
그녀의 말을 막듯 채성이 말을 꺼냈다.
“혜란! 내가 애춘과 이혼을 하게 되면 주위의 시선은 어떨까? 우리의 사이가 추하게 일그러지지 않을까?”
채성은 다시 그녀를 끌어안았다.




“난 너무…, 이러고 있으면 너무 따뜻해! 그대 품이 너무 따뜻하고 좋다, 좋아….”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의 품안에 기어드는 것처럼 채성은 혜란의 가슴을 자신에게 힘껏 밀착하여 끌어 안았다. 혜란은 채성의 가슴에 안기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의 까칠한 수염 부위를 얼굴에 문지르며 키스를 퍼부었다. 아빠의 그 수염! 어렸을 때 뽀뽀해 주었던 그 체취!
‘사랑해요! 사랑해요!’

깊고 깊은 포옹으로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혜란이 대학을 진학할 수 없어 가까스로 귀인건설의 말단직원의 홍보원으로 있었을 때였다. 어느 날 채성은 뉴타운 모델하우스 전시관에 들렀다. 이번에 뉴타운 건설의 모델하우스의 현장이었다. 주택 전시관 앞에 크게 귀인건설에서 광고하는 포스터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가 4시쯤 방문했는데 구경하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귀인건설에 출시될 모델하우스를 세심히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델하우스에 대해 자세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아가씨가 그의 눈에 확 들어왔다

“자. 이 귀인건설 모델하우스의 최대 장점을 아셔야 합니다. 바로 세련되고 모던한 새로운 모형입니다…….”
눈이 부셨다! 찰랑거리는 부드럽고 탐스런 머릿결과 하얀 피부에 그녀의 의상은 채성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붉은색 니트를 입어 S라인의 몸매가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물결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는 허리에 풍만한 가슴은 매우 육감적이었다.

“성함이?”
“홍보팀 황혜란입니다”
“황혜란? 음... 좋은 이름이군….”

채성은 순간 고향의 여인이 떠올랐다. 특히 그녀의 풍만한 가슴은 굶주려있는 그의 모성애를 강하게 자극했다. 혜란이 가볍게 목례를 하며 눈웃음치는데 채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는 빛났으며 사랑을 갈구하는 듯 불타고 있었다. 〈마치 저를 그냥 지나치면 손해가 될걸요!〉라고 암시하듯 자신만만하면서 도도한 눈빛이었다. 그녀는 여느 여사원과의 마주침과는 사뭇 다르게 채성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처음으로 그의 내부에서 잃었던 사랑의 에너지가 꿈틀거렸다. 혜란은 충분히  매혹시키고도 남았다. 

다음호에 계속~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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