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KBS 6시 내고향 화면 캡처
[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가수 김정연에게 붙는 수식어는 세 가지다.
빨간 재킷을 휘날리면서 방방곡곡 시골을 누비는 ‘어르신들의 아이돌’이자 ‘국민안내양’ 그리고 ‘엄마’.
버스 안에서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기 만점의 안내양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육아전쟁에 정신이 없는 늦깎이 엄마, 김정연의 사연을 KBS '인간극장'에서 방송한다.
김정연은 지나 2008년 축제연출가 김종원과 결혼했다. 사실 이들의 결혼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정연은 금쪽같은 막내딸로 사업 실패와 이혼의 아픔을 겪은 9살 연상의 남자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 후 부모님과 5년간 연을 끊고 살았고, 긴 세월만큼 마음의 골도 깊어졌다. 그러던 인생의 암흑기에 김정연과 김종원에게 선물처럼 아이가 찾아왔다.
김정연의 나이 46세, 남편 김종원의 나이 55세 낳은 늦둥이로, 힘들게 얻은 귀한 아들 태현(4)은 두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절연했던 친정 부모님과 화해의 시간까지 마련해줬다. 두 사람은 아이의 미소 한방에 힘들었던 모든 시간들이 사르르 녹아버린다. 그러다가도 문득 훗날 태현이가 세상에 혼자 남을 걸 생각하면 자다가도 울컥, 가슴이 시리지만 출발이 늦은 지각생 부모인만큼 사랑하고, 숨 쉬는 순간마다 행복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김정연은 ‘6시 내고향’에서 고향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국민안내양’으로, 지난 2010년 1월 처음 ‘고향버스’를 시작해 2013년 9월까지 진행했다. 다음해인 2014년 출산 후 100일만에 ‘고향버스 시즌2’를 시작할 만큼 인기 있는 코너였다.
김정연은 아들이 태어난 이후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70이 넘은 시골 어르신들이 험한 농사일을 마다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자식 때문”이라면서, “힘든 일도 즐겁다고 콧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자식에게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힌다.
김정연은 고향버스에 함께 오른 지역 주민들과 웃음 뒤에 감춰진 슬픔을 찾아내 위로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 뒤에 감춰진 웃음을 알아차려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 김정연은 전국 95개 시.군내버스를 탑승해 최단기간 버스 탑승 거리가 가장 많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김정연은 ‘6시 내고향’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코너인 ‘내고향 도시락’에서 어머니와 함께 출연, 김정연의 어머니는 “김정연의 결혼을 반대하면서 4~5년간 가족에게 발을 끊었던 사연을 털어놓으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연의 어머니는 가장 힘들었던 딸의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안쓰러웠던 마음과 출산 당시 미역국을 끓여주지 못했던 가슴 아픈 진심을 담아 ‘눈물로 끓인 엄마의 미역국’ 도시락을 선물했다.
김정연은 미역국과 함께 영상편지를 확인하고 “엄마 음식 오래오래 먹고 싶으니 건강하게 살라”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두 모녀 사이에 오랜 시간 동안 맺혀있던 미안함이 눈처럼 사라진 것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KBS ‘인간극장-김정연의 인생 버스’는 ‘늦깎이 엄마.아빠’라는 명찰을 달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수 김정연의 삶을 보여준다.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오전 7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김재현 기자, jaehyun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