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됐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공항관계자는 김정남이 출국하려고 셀프 체크인 기기를 이용하던 중 여성 2명으로부터 독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액체를 맞고 고통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쓰러진 김정남이 공항에서 20~30분 거리의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수송되던 중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김정남을 공격한 여성 용의자 2명은 북한 요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우리 정부도 관련 사실을 외교 안보 라인을 통해 확인하고 정확한 경위 파악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 김정남은 2001년과 2003년 각각 중국과 오스트리아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2007년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김정남이 마카오에서 가족과 함께 머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2008년 7월 말부터 약 두 달간 평양에 체류하는 등 평양은 가끔 드나들 수 있었던 김정남에게 북한이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땅'이 돼버린 것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부터. 설상가상으로 김정남은 거주지인 마카오마저 떠나 동남아 각국을 오가며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이 당시 후계자로 내정된 이복동생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김정남은 2012년 출간된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라는 책에서도 세습을 비판했다.
김정일이 생존해 있을 때는 매달 수백만 달러의 지원을 받으며 호화 생활을 누렸지만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고 2년 뒤 그의 뒤를 봐주던 장성택마저 처형되면서 생활이 곤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숙박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망에 앞서 김정남의 행적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지난 2014년 9월이 가장 최근이다. 당시 그는 프랑스에서 유학하는 아들 한솔을 만나기 위해 파리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현지시간 14일 오전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마카오행 항공편을 이용하려다 독액 스프레이에 의해 피살됐다. 아들 한솔이 파리 유학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마카오 또는 중국 등지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아들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려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남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평양과 베이징(北京)에서도 암살을 가까스로 모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여러 차례 망명설도 제기됐다.
kimht10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