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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수목장.자연장 ‘숲이 되는 묘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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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수목장.자연장 ‘숲이 되는 묘지’ 출간

심종대 기자 입력 2017/02/20 20:21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민들은 수목장을 가장 선호하는데 공설 자연장지는 같은 면적에 많은 장례를 하기 위해 잔디장 위주로 보급되고 있다.  경사지를 깍아 만든 계단식 지형에  추모목을 일렬로 밀식한 사설 수목장지의 모습에서는 단층을 만든 지형에 봉분이 일렬로 조성된 공동묘지가 연상된다.

추모목은 고가에 분양되고 운영자의 영속성도 불안하다. 자연장지는 장사시설로 받아들여져 입지를 마련하려고 하면 어느 지역이고 결사반대의 플래카드가 붙는다. 현재 국립 수목장림은 하늘숲추모원 단 한 곳에 머물고 있다.’-본문 중에서  


이 책은 수목장을 중심으로 자연장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과 일반인의 시각을 접목해 논한 책이다. 친환경적인 대안장법으로 자연장이 도입 된 지 10년이 넘었으나 기대만큼 확산되지 않고 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자연장이 사람들의 정서를 충족시키지 못한 까닭이라고 본다. 수목장림 조성에 대한 연구에 몸담으면서 저자는 자연장 실천에 대한 의무감을 갖는다. 하지만 정작 수목장림을 접한 저자의 부모는 거부감을 보인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의 연구를 되짚어 보고 국민들의 정서에 화답하면서 자연장이 확산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례에 대한 전통적인 정서를 충족시키는 방안과 1인 가족 증가 등 변화하는 장례환경에 대응하는 방안을 함께 다뤘다. 특히 국내외 자연장지 답사경험을 바탕으로 장사시설을 혐오시설로 여기는 님비현상을 극복해 자연장지가 선호시설이 되는 길을 중점적으로 논했다.


어떤 곳보다 신성해야 할 고인이 깃든 장소가 어두운 죽음이 공간이 아니라 아끼고 보전해야 할 공동체의 문화유산이 되기는 길을 이 책에 담고 있다. 또한, 자연장의 장례방식, 자연장지 마련과 조성방식 등 자연장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방법도 함께 다뤘다.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일반인과 연구자의 시각을 두루 투영해 기술했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자칫 당위성에 함몰돼 일반인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술적인 접근만 강조하게 된다. 그 결과 효과적인 대안장법인 자연장이 널리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연장 확산의 길이 당위성의 강조가 아니라 일반인의 정서에 화답하는 것이라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간은 왜 장례를 하는 것일까? 번거롭다고 볼 수도 있는 장례 절차들은 사실 시신을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실용적 목적과 함께 고인을 정성스럽게 추모하려는 인간의 본성적인 정서 때문에 이뤄진다. 묘지와 봉안시설이 국토잠식과 환경훼손을 유발하면서 자연장이 대안장법으로 도입됐지만, 고인을 정성껏 추모하려는 정서에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 좁게 배열된 잔디장, 추모목의 밀식 식재, 일렬로 식재된 인공적 경관, 고가의 추모목 분양, 자연장지 운영주체의 불안한 영속성 등 자연장 확산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들을 진단했다.


수목장림을 접한 저자의 부모가 보인 부정적인 의견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자연장이 전통적인 정서에 답하는 방안을 고찰했다. 고인이 묻힌 지점을 표시하길 원하는 점, 전통적 가족 관념에 어울리는 추모지를 원하는 점, 양지바르고 평탄한 곳에 깃들길 원하는 점 등 저자가 한 때 부정적으로 보았던 정통적 정서가 나름의 타당성이 있음을 살펴보고, 이에 답하여 자연장지가 조성되는 방안을 제시했다.


1인 가족이 증가하는 사회현상에 대응해 후손의 관리가 필요 없는 추모지 공유형 자연장지 조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이와 함께 경제적인 부담 없이 장례를 치르기를 원하고, 추모지의 관리가 편리하게 되기를 원하는 후손들의 수요에 답하는 방안을 살펴보았다.


국민들이 자연장을 하지 않는 것은 고인을 잘 모신 느낌이 드는 자연장지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 핵심적으로 기인한다. 공급이 정체된 원인은 자연장지 입지를 반대하는 님비현상이다. 님비현상의 핵심은 자연장지를 장사시설로 보기 때문이다. 장사시설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도록 한, 죽음을 부정(不淨)하게 보는 우리 민족의 정서에 대해 살펴보았다. 님비현상의 해결방안 도출을 위해서 국내와 국외에서 자연장지 조성에 성공한 사례지를 답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연장지가 지역주민이 꺼리는 혐오시설이 아니라 서로 유치하려는 선호시설이 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분묘구역을 순차적으로 자연장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공동묘지가 수목원과 같은 공원으로 재탄생되는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혈연 가계가 아니라 사회 세대 간에 연대하는 문화를 통해 공동묘지가 혐오시설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는 길을 고찰했다. 동구릉, 망우리 공동묘지, 4.19 민주묘지, 헌인릉 등의 사례를 살펴보고, 공동묘지가 공동체의 문화유산이면서 뭇 생명이 사는 생태 공간이 되어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하는 명소가 되는 미래상을 그려보았다.


우선 자연장의 절차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으로 자연장지를 마련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운영하는 자연장지를 이용하는 방법과 개인적으로 자연장지를 마련하는 방법을 나눠 검토했다. 기존 산지묘지를 자연장지로 전환하는 방법도 내용에 포함했다. 자연장지의 신고절차, 자연장지에 적합한 식생 선택, 식재와 관리기법 등 기술적 내용도 다뤘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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