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26회..
기획

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26회

한애자 기자 입력 2017/03/02 05:52

모델하우스제26회

고향의 연인

혜란의 두 눈에서는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혼자서 스승이 되어서 그 엄청난 유혹과 싸워야 하는 고통이었다. 달리니까 삶이 유동성이 생기는 듯했다. 삶에 활기가 돌고, 피가 제대로 움직이는 듯하고, 혈색도 좋아지고 심장도 강해졌다. 그녀는 깊은 심호흡을 통해 기쁨을 흡입하고 슬픔을 내뱉으며 호흡하였다. 이제 홀로 우뚝 선 장엄한 일송정으로 존재할 것을 다짐했다. 혜란은 살아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스러웠다. 그 후 삶이 소중해지고, 건강관리에 세심하였다.

혜란은 한 때 채성의 권유로 경영학의 연찬을 위해 미국에서 잠깐 체류한 적이 있었다. 미국인들의 식생활에 문제가 많아 그들의 비만이 야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만은 미국인들에게 매우 심각한 병이었다. 그들은 뚱뚱한 CEO나 정치인들을 선호하지 않았다.
‘자기 몸 하나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어!’
그들은 해변 가에서 조깅을 하여 건강미를 소유한 오바마와 적절한 체중에 무엇을 입어도 어울리는 미셀을 소유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 말에 혜란도 수긍했다.

그녀는 전분 섭취를 줄이고 닭 가슴살에 야채를 곁들이고, 설탕 대신 키위를 직접 믹서에 갈아서 소스로 사용해 먹었다. 탄력 있는 근육을 위해서는 닭 가슴살만큼 효과 있는 것이 없다고 믿었다. 역시 세상의 모든 것에는 공이 들어가야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듯이 지속적인 그녀의 노력 때문인지 희고 고운 피부, 균형 잡힌 S라인 몸매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혈색이 좋아서 얼굴빛은 언제나 잘 익은 복숭아 빛이었다. 혜란은 거울 앞에서 이러한 자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만족스러웠다.
‘아침마다 붉은 사과를 먹은 덕분이야.’
만족해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채성 앞에 선 자신의 아름다움에 흡족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예절이라고, 그 어떤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강관리와 아름다움에 그녀는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그 덕분에 싱그러운 한 송이 장미꽃을 볼 수 있는 채성은 행복한 사나이였다. 그는 이토록 열심히 사는 혜란이 기특하여 양 어깨에 비상하는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런 기대에 못지않게 그녀 역시 부족한 자신의 부분에 박차를 가하여 모든 코스를 완주하여 자신의 몸값을 높였다. 혜란은 원대한 비젼을 품고 자신을 훈련하고 연찬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언제까지나 전, 이렇게 정부노릇을 해야 하나요!”
“혜란! 우리의 결혼은 가능할까! 그냥 사랑만 하면서 이렇게 함께 하면 안 될까!”
“두려워하시는군요. 사모님은 이혼하자고 안 하시던가요?”
“이혼? 절대로 이혼하지 않을 거야. 우리 사이를 알고 있고…, 그것보다 애춘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있어! 애초롭고도 집요하게 말이야…!”
“바보…, 그럼 어쩌려고!”
채성은 혜란의 허리를 감싸며 속삭였다.
“내 사랑, 귀여운 것!”
“아…, 안돼요….”

혜란은 다시 포옹하려는 그를 밀쳐내듯 품에서 빠져나오며 목례를 하고 사무실에서 빠져 나갔다. 솟아오르는 연정을 억누르는 그 절제됨이 더욱 혜란을 사랑하게 했다. 채성은 자신도 정신을 가다듬고 혜란에게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나 고민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사랑은 하지만 결혼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혜란이 나가자 텅 빈 공간에 채성만이 홀로 남았다. 밤하늘은 무수한 네온사인으로 반짝였다. 그는 자신이 알 수 없는 허공의 심연 속으로 자꾸만 곤두박질하는 것을 느꼈다. 다시 상념에 잠기기 시작했다. 두 여자의 차이! 그것은 채성에게 영원한 수수께끼였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