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안데레사기자] 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탄핵은 범죄입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이 주최한 ‘제16차 태극기 집회’ 현장.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오후 3시 30분쯤 1부 행사를 마친 주최 측은 대한문을 출발해 을지로입구역→ 명동역→회현역→한국은행→소공로를 거쳐 집회 현장으로 돌아오는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이후 오후 5시쯤 대한문 앞에 다시 모여 2부 집회를 이어갔다.
중구 청계천한빛광장에서는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주최로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이날 태극기와 촛불 집회에 대비해 199개 중대 1만 5900여명의 경비병력을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일대에 투입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아무 죄도 없는 대통령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사기꾼들을 축출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며 “탄핵(소추안)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 즉시 찢어버려야 하고 그것을 법적으로 각하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의 발언 중간 중간 집회 참가자들은 손에 쥔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탄핵 각하’를 외쳤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태극기 집회’는 탄핵 ‘기각’을 촉구하며 총력전을 폈다. 이르면 오는 10일 헌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날 집회는 헌재 선고 전 마지막 주말집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대 연설에 나선 이들은 ‘피’ ‘목숨’ ‘죽음’ 같은 단어들을 동원,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불복종 투쟁에 나설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주최 측인 탄기국이 오후 2시 집회 시작을 알리며 국민의례를 제안하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오른쪽 손을 왼쪽 가슴에 대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애국가 1~4절을 큰 소리로 제창했다. 이날 역시 조원진·김진태·윤상현·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이 대거 집회 현장에 참여했다.
김진태 의원은 “특검이 저번 주에 짐 싸서 다 집으로 갔는데도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는 등 정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탄핵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이 여당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사가 바뀔 때마다 주최 측은 ‘진군가’와 ‘멸공의 횃불’ 등 군가(軍歌)를 틀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 겸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의 선고기일이 정해지면 당일 헌재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정 대변인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혁명 주최세력”이라며 “3·1절에 맹세한 것처럼 순국선열이 태극기에 피를 뿌리며 죽었던 그날처럼 여러분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 제가 제일 먼저 서겠다”고 외쳤다.
참고로 경찰의 페르미 추정법은 집회 참가자가 3.3㎡(1평)당 앉으면 5~6명, 서 있으면 9~10명이 모일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면적과 곱해 참여자 수를 추정한다. 집회 인원 논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의 수가 오바마 전 대통령 때보다 적다는 분석을 두고 찬반 양측이 논쟁을 벌인 바 있다. 계속되는 참석 인원 논란이 언론 탓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도 있었다. 촛불집회부터 경찰의 발표보다 주최측의 주장에 무게를 두면서 집회의 내용보다 참여 인원이 세력을 대표하게 됐다는 것이다. 참석 인원 수를 통한 세대결이 헌재의 법적 판결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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