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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49회..
기획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49회

한애자 기자 입력 2017/06/12 06:48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49회

꽃과 나비


프로방스의 레스토랑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장애춘은 취한 상태로 자신의 과거를 거침없이 토로하며 고개를 젖히고 민지선을 바라보았다.
“자기, 나…, 성형 수술했다는 소문 못 들었나?”

애춘은 지선에게 이제는 '자기'라는 호칭을 썼다. 부담 없고 매우 친근함을 느낄 때 붙이는 그녀의 호칭이었다. 지선은 짐작하는 바가 있었으나 놀라는 척 하며 대답했다.

“아, 아니 글쎄…, 왜 성형했어요?”

“누가 그런 소문을 내고 다니는지 짐작은 하고 있지만 말이야!”

약간 상심한 듯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뭐! 성형수술 하는 것이 잘못인가, 돈 없는 것들이 괜히 남 잘되는 것이 약올라 시기하는 소리지!”

애춘은 시선을 한 곳에 응시하며 다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사실, 나 여러 번 성형수술 했거든. 정말 아무 말 못 들었어?”

다그치는 장애춘의 말에 지선은 언젠가 여교사들의 수군거림이 떠올랐다.

“글쎄, 장애춘이 딴 사람이 되었어!”

“맞아, 난 누군가 했다니까 분명히 여러 차례 뜯어고친 게 분명해.”

“정말 대단해. 나랑 같이 근무할 적에는 쌍꺼풀 정도였는데 턱이랑 몸매마저 변했어!”

“그렇게 성형을 하려면 돈이 엄청나게 들 텐데 부잔가 봐!”

“응, 돈이 무슨 걱정이겠어, 남편이 건축업계 사장이라는데.”

“그러면 남편이 사장이면 집에서 가만히 모양이나 내며 살지 뭐가 아쉽다고 이 힘든 직장생활을 하는 거지?”

“직장생활을 해야 활력이 생기는가 봐. 집에서 우울증에 시달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나? 사람이 자기 일이 있어야지 늙지도 않고 젊게 살잖아!”

“아휴, 난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지긋지긋한 이 직장 때려치우고 싶어.”

“맞아! 애새끼들이 어찌나 억세고 들어 먹지 않은지, 이제는 골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
“그런데 장애춘 말이야, 소문에 의하면 계속 거듭 성형을 하고 있지만 더 예뻐지기보다 몸을 망가뜨렸다는 생각이 들어!”

“맞아, 처음 얼굴 꽤 괜찮았는데….”

“과도한 욕심이 망쳤군 그래, 더 아름다워져서 남자들을 유혹하려는 그 화냥끼가 문제야!”

“그런데 왜 그렇게 사람이 불안해 보이고 푼수 같고 남자도착증 걸린 것 같지? 정세원을 그렇게 열렬하게 좋아하더니만 요즘은 어때, 좀 식었나?”

“정세원이 점잖게 인격적으로 대하는 데 화냥끼가 통할 리가 있나?”
“참 안됐어!”


 사랑은 생명의 불꽃이요. 미움은 절망의 꽃이라오
 그대의 사랑은 나에게 희망을 주지만 미움은 절망뿐이라오
 오! 내가 사모하는 님이여 나를 사랑하는 님이여
 나 항상 그대 위해 살리라
 
애춘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패티김의 이 노래 참 좋아. 흘러간 옛 노래지만 부를수록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 행복한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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