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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57회..
기획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57회

한애자 기자 입력 2017/07/27 11:49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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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합작해 커다란 모형의 건물을 만들고 있었다. 그 건물은 지금 이 건물의〈모델하우스 센타〉의 모형이었다. 그들은 하얀 도화지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잡고 자신들을 안아 주는 그림을 그 화이트 하우스 모형 안의 벽에 붙였다. 그 모델하우스의 모형은 자그마한 아이 한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우리 엄마와 아빠는 매일 싸우고 이혼한다고 야단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싸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가출했어요. 제발 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고 이렇게 다정하게 손에 손잡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왜 모델하우스 센터를 너희들이 합작해 만들었니?”

“행복한 가정의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럼 새로운 모형을 만들지, 왜?”

“이곳이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집이니까요!”

“송 박사님과 여러 선생님께서 우리들을 안아 주시고 우리들을 사랑해 주시니까요. 전 이곳이 천국 같아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반드시 이런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어서죠!”
“정말, 그래요….”

소년들이 이구동성으로 숙연한 태도로 민지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때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행복해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남자 아이의 곁에 애춘이 다가갔다.

“응,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며….”

애춘이 함께 그림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응, 그 선생님 미술 선생님이야. 도움이 필요하면 청하세요!”

지선이 애춘에게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애춘도 흥미롭게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림지도를 해주었다. 버려지고 이지러진 아이들! 그 아이들은 정에 굶주리고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 있었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 저만큼 떨어져 있는 열두세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얼굴이 매우 우울하게 굳어져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난희였다. 지선이 가까이 다가가자 여자아이는 재빨리 자신이 그린 듯한 그림을 등 뒤로 감추었다.

“무슨 그림인데 그러지!”

민지선이 난희의 머리를 쓰다듬고 안아주었다. 좁은 어깨에 매우 깡마른 체구였다. 난희는 자신의 집에서 혼자 엎드려 우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또 하나의 그림이 보였는데 그것은 모델하우스에 자신이 생일초대를 받아 친구들의 축하를 받는 그림이었다. 그 그림을 그려서 모델하우스에 넣고 싶어 했다.

난희는 중 1때 지방에서 올라온 중학생이었다.

“에잇, 시골뜨기, 어, 냄새나잖아! 저리 가버려!”

점심시간에 급식을 먹으려면 반 학생들이 '냄새난다' '시골뜨기'하면서 괴롭혔다. 어떤 학생은 화장실까지 따라와 밖에서 문을 잠궈버려 난희는 용변 후 나오지 못하고 감금당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난희는 집중적으로 왕따를 당하자 이때부터 우울증이 심해졌다. 어느 날 난희는 학교건물의 옥상 난간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뛰어내리려는 찰나였다.

“어, 학생 뭐 하노! 이, 이것 투신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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