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정현숙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병두 의원이 10일 선거를 중단하고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현역 의원인 민 의원은 이 지역에 청년 정치인으로 장경태 후보가 공천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미래통합당 이혜훈 의원과 3파전을 벌여왔다. 민 후보의 사퇴로 동대문 을 선거는 장경태 후보와 이혜훈 후보의 양자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애초에 주민추천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2등은 의미가 없고 만약 그렇게 될 것 같으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러난다"라며 장경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끝까지 완주하면 3자 박빙의 대결을 예감하지만, 불확실성에 몸을 던질 수는 없다"라며 '저는 3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부당한 공천을 충분히 호소했고 저의 명예도 주민들 속에서 회복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민 의원은 "그러나 보이지 않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었다"라며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범여권 후보가 부딪히는 벽도 높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유세기간중 느낀 소회를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사퇴를) 권유한 바 있고 이해찬 대표도 다른 분을 통해 간곡하게 의사를 전해온 바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 자신의 결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복당 질문에 대해서는 "탈당한 지 며칠 됐다고 복당을 이야기하겠느냐"면서 "민주당 후보의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에 모든 게 표현돼있다"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장경태 후보, 윤호중 사무총장, 우원식·김영주·노웅래 의원도 한 목소리로 민병두 의원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민 의원과 장 후보가 함께 손을 맞잡을 때 뒤에서 박수를 보내고, 회견이 끝난 후 민 의원과 함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장경태 후보는 "민병두가 장경태고, 장경태가 민병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민주당의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역사적 결단을 해주신 민병두 의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소중한 결단에 감사드리고 오늘 민병두 의원의 결단으로 우리 당의 공천을 신청한 당 소속 모든 의원이 당의 결정을 따르게 됐다"라며 "국민께 민주당 의원 모두의 단결된 모습을 잘 평가해줄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민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 결정을 내린 배경에 관해 "제 목표는 1등이었고 불확실성에 몸을 내던지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용지가 프린트되기 전에 말씀드렸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자신의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일보와 CBS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C&I)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동대문을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경태 후보는 39.3%, 이혜훈 후보는 33.5%, 민병두 후보는 13.2%로 각각 집계됐다.
장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 범위 내인 5.8%p다. 연령대별로는 10~40대에서 장 후보가 앞섰고, 60대 이상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다.
이지역구에서만 3선을 지낸 민 후보는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13.2%, 민중당 김종민 후보는 2.1% 순서로 나타났다.
동대문을은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됐던 곳이다. 당초 지역구 현역인 민 의원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민주당과 미통당 후보 간 2강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자세한 내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