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의 n번방을 이용한 정치공작 예언이 과연 맞아떨어지는가. 종편 방송 채널A가 고위직 검사장과 협업해 비위 혐의로 '유시민 엮기'가 실패하자 뭔가 다른 조짐이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4.15 총선을 불과 5일 앞둔 10일 이진복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 “여권 인사가 연루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주말쯤 공개를 시사했다.
앞서 김어준 씨는 지난 8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공작이 없었던 선거는 없었다"라며 야권 등에 의한 정치공작 암시를 했는데 "시나리오에는 '기승전결'이 있는데 세 번째 항목인 ‘전’까지 나왔다"라고 했다.
김 씨의 말대로 기승전결의 마지막 단계인 클라이맥스로 준비한 '결'을 터뜨리려는지 이진복 미통당 선거대책본부장이 관련 발언을 했다.
이진복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n번방과 관련 여러 제보를 받았다”라며 “주말쯤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여권 인사 n번방 연루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구체적인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일 ‘신의 한 수’에 유튜브에 출연해 “저쪽(여당)에서 터질 것이 있다. 그걸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고 있다”라며 “많은 제보가 있었다. 점검이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 주말쯤 국민들이 보시면 가증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본부장은 취재진에게 “한방이 있다기보다 그동안 진행돼왔고 많은 제보가 있었다”라며 “선거 중 여러분 앞에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통당 n번방 근절 대책 TF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모든 것을 확인하고 있다. 얘기되는 수준이 되어야 푼다”라며 “폭탄이 워낙 많으니까 여권에서 초조해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폭로 시기는 “크로스체킹 해야 할 내용이 많다”라고만 했다.
미통당과 미래한국당은 지난 3일 n번방 유사사건 근절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하고 과민할 정도로 유독 n번방 사건을 신경 써왔다.
앞서 김어준 씨는 지난 6일에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통합당에서 ‘우리 당에 n번방 연루자가 있다면 정계에서 완전히 퇴출’"이라고 했던 기자회견을 거론한 뒤 "이거 매우 이상한 메시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공작 분야만 오랜 세월 파온 저로서는 이 메시지가 ‘민주당에서 n번방 연루자가 나올 것이니 정계 퇴출시켜라’란 예언처럼 들렸다”라면서 “공작 냄새가 매우 강력하게 진동한다”라고 지적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지난 7일 유시민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총선용 정치공작 2~3개가 주말에 터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대응할 시기를 주지 않고 선거까지 몰고 가기 위해 (누군가) 총선용 정치 공작을 2~3개 정도 준비한 것 같다"라며 "(우리는) 특별대책팀을 만들어 대응할 것이다. (정치 공작 내용이) 발표되기 전 손을 대면 긁어 부스럼이 되니 (상대가) 공개하면 바로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해찬 대표는 “‘재고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자기들 내부에서 나온다고 하더라”라며 “잘못하면 역풍 맞는다”라고 '보이지 않는 손'에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