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빚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1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결국 제명했다. 앞서 미통당 인권위는 차 후보를 제명하지 않고 '탈당 권유'라는 꼼수를 부려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차 후보는 당의 제명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차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잠시 후에 저는 일단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 그리고 내일 당에도 재심 청구를 하겠다"라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결국 제명 수순을 밟은 미통당은 “차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또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대 후보의 현수막 2개와 자신의 현수막 1개가 가운데 걸린 것을 지칭하면서 문제가 됐던 단어 ‘XXX’을 사용해 물의를 계속 빚고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 후보의 해당 행위를 더는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에 특단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라고 제명 이유를 밝혔다.
박형준 미통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에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라며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건 차명진 이슈”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30·40대와 중도층이 등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다”라며 “차명진 후보에게 말하고 싶다. 도대체 누굴 위한 선거를 하고 있나라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이대로 두면 선거에 큰 악재가 된다고 호소하고 (차 후보 제명을) 요청하는 분들이 많았다. 상황을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막말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차 후보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XXX 현수막 '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자신의 현수막 위아래로 배치된 사진을 게시하고 문제의 'XXX'을 지칭하며 성희롱성 발언을 이어갔다.
차 후보는 "XXX이 막말이라며? 자기가 먼저 나서서 XXX하는 이건 뭔 시츄에이션? 아! 난 XXX 진짜 싫다니까"라는 글을 올려 다시 논란을 빚었다.
현수막 성희롱성 발언과 관련해 차명진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상희 후보는 현수막 달기와 관련해서도 나를 먼저 도발했다”라고 주장했다.
차 후보는 “역곡역 앞에는 내 현수막이 먼저 달려 있었다”며 “그런데 김상희 후보가 거기에 위 아래로 현수막을 바짝 붙여 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XXX라는 단어보다 더 고상한 단어가 어디 또 있나요?"라고 묻고는 "XXX란 단어는 골프 XXX, 토스트 XXX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그들이 현수막을 제 것의 위, 아래에 붙여서 도발을 하길래 현수막 XXX이라고 칭했다"라고 둘러댔다.
덧붙여 "현수막에 관한 것도 성희롱입니까?"라며 "왜 우리는 XXX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습니까? 이게 자유민주주의"라고 되물었다.
차 후보는 "그동안 저의 XXX 발언을 막말이라 단정해서 저의 명예를 훼손한 언론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라며 "제가 제명되지도 않은 시점에 제명됐다고 기정 사실화해서 저의 선거, 특히 부재자 투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언론들도 마찬가지"라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그동안 몇 차례의 총선 여론조사에서 차명진 후보는 김상희 민주당 후보에게 계속 밀린 상태로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편 차명진 후보의 제명 조치에 미통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강성 수구 지지자들이 차 후보 제명에 반대하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오후 4시 24분 현재 700개 이상의 글이 올라와 있다.
“미래통합당 지지를 철회하겠다“ “선거 폭망할 것” "차명진을 복귀시켜라. 황교안은 더듬어 당 대표냐? 애국보수인사를 말살하는 김종인, 황교안을 제명하라" 등 차 후보 제명에 반발하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아울러 “황교안 낙선운동합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OUT” 등 황 대표와 김 총괄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비난하는 글이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게시자 kiar**는 "차명진 제명 철회하라. 당신들이 민주당 쁘락치가 아니고서야 사전투표까지 한마당에 제명을 하다니 제정신인가"라며 "개헌저지선 확보도 힘들다더니 같은 편도 내치는 거보니 민주당 쁘락치가 맞구나"라고 비난했다.
차명진 후보에 대해 미통당은 지난 10일 윤리위원회를 열었지만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해 총선을 완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줬다. 이 때문에 징계가 아닌 ‘면죄부’를 줬다는 논란이 거셌다.
때늦은 미통당의 제명 결정은 차명진 후보의 다분히 의도적이고 연이은 비속어 막말이 선거 막판 판세에 아무래도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