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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의 총선조작 백악관 청원 10만명 참여 '촌극'..
정치

보수단체의 총선조작 백악관 청원 10만명 참여 '촌극'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0/05/12 11:58 수정 2020.05.12 12:02
"나라망신 100% 달성.. 한국선거, 여당과 문재인에 의해 조작"

지난 4.15 총선이 끝난 3일 뒤인 18일 미국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는 “탄원: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의도적으로 진행된 한국 선거”란 청원글이 올라왔다.

12일 이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선거가 여당과 문재인에 의해 조작됐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전날 오후 4시 기준 10만여 명이 동참했다. 백악관 청원의 답변 기준은 게시 한 달 이내 10만 명 동의다. 과연 백악관의 반응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이 청원은 한국의 보수유튜브 '가세연', '신의한수' 등에서 총선 조작설을 제기하면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가세해 파문이 확산되고 결국 미국 백악관 청원으로 넘어가는 촌극이 초래됐다.

청원 내용은 한국 총선의 사전 투표와 본 투표에서 정당 지지율 차이는 10~15%였는데 일반적으로 정당별 지지율은 7% 이내로 집계되는 것이 정상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았고, 설치돼 있었던 곳의 CCTV는 모두 가려졌다는 주장이다.

청원인은 "일부 투표함 안에는 접히지 않은 투표용지들이 들어있었는데 이는 모두 여당을 찍은 표들이었다. 제발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백악관에 이어 일본의 극우 신문인 산케이신문 등에도 이번 총선의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10만이 되기 직전인 전날 오후까지 해당 청원 동참을 요구하는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왔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0만이 채워지면 공식적으로 백악관이 답변해야 한다며 동참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빨리 숫자가 채워져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백악관 청원에는 다른 청원들도 올라오고 있다며 중공의 태국 메콩강 댐 건설 반대 청원, 중공 군대 홍콩 포위 반대 청원'을 예로 들며 중국을 중공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는 죄다 중공 때문에 골머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글에는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보다 타국 청원 사이트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것은 창피한 일로 우리나라 망신을 우려하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더 눈에 띄었다.

"국가 망신 99% 달성", "나라 망신 100% 완료" 등의 반응들이 올라왔고 한 네티즌은 "미국이 뭘 해줄 수 있다고 참여를 하느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는 댓글로 이번 백악관 청원을 꼬집었다.

그밖에 "왜 한국 선거 문제를 미국에 청원하느냐", "국가 망신 한번 옹골지네", "아무리 동맹국이라지만 남의 나라에 '우리 정부 좀 혼내 달라'고 하는 것은 나라 망신" 등의 댓글들이 올라왔다.

이번 총선 백악관 청원이 10만 명을 넘으면 ‘국제선관위가 한국선관위를 조사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백악관 청원 지침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은 한국의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조작 의혹 청원’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다”라고 답했다.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별도의 주권국가로서 자칫 내정간섭으로 비화하는 것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UN 등 국제사회가 나서서 특정 국가가 치르는 선거를 관리 감시해주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UN이 특정 국가의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선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 해당 정부가 직접 요청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과 국내 정치권의 일치된 합의 없이 UN의 선거 감시를 주장하는 것은 민주적인 절차를 따르는 우리나라 선거 제도 수준과 국민들의 수준, 국제적 위상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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