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수해 현장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 피해복구 상황을 직접 지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정은 동지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의 피해복구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복구건설 진척 정형과 공사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료해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을 투입해서 한 달간 벌인 복구사업을 점검하며 "건설장 전역이 들썩이고 군대 맛이 나게 화선식 선전선동사업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복구된 농촌 주택들이 "시대적 낙후성과 큰물(홍수) 피해 흔적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규모 있게 들어앉았다"며 "불과 30여일 만에 이 같은 선경 마을의 자태가 드러난 것은 자기 당에 대한 충성심과 자기 인민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지닌 우리 인민군대만이 창조할 수 있는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건설 현장에서 상의를 벗고 반소매 차림으로 새로 지은 주택을 돌아보며 흡족한 표정으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정은, 낱알 만지며 수해지역 농작물 피해 상황 점검
그러나 농경지 피해와 벼 생육 상태에는 우려를 표했다.
침수된 논을 돌아보며 "비록 손실은 있지만 봄여름 내 농장원들이 성실한 땀을 바쳐 힘들게 애써 가꾼 농작물들을 쉽사리 포기할 생각을 하지 말라"며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출을 높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이악하게 책임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해도는 북한의 최대 쌀 생산지로, 이 지역의 홍수 피해가 커지면서 북한의 식량난 우려도 깊어진 상황이다.
이날 시찰에는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리일환 당 부위원장,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용수 당 중앙위 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창호 당 황해북도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 현지 시찰 소식은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김 위원장이 은파군 대청리 수해 현장을 찾은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앞서 지난달 6일께 은파군 수해 현장을 1박 2일 일정으로 시찰했으며, 국무위원장 명의 예비양곡을 풀어 수재민을 지원하도록 한 바 있다.
황해북도 수해 현장에 새로 세운 주택…한 달 만에 '속도전' 복구
이처럼 김 위원장이 수해 현장을 다시 찾아 복구상황까지 직접 확인하는 것은 대북제재, 감염병, 자연재해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북제재 장기화 가운데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었고, 지난달부터는 기록적인 폭우에 태풍까지 연달아 겹치면서 민심 이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대청리 피해복구 현장에서 "연이어 들이닥친 엄청난 장마철 폭우와 태풍 피해로 인해 몰려드는 근심과 고충도 없지 않지만, 우리 당은 인민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큰물(홍수) 피해와 태풍피해복구사업에 수많은 인민군 부대들을 동원시켰다"며 "이민위천을 숭고한 좌우명으로 삼고 인민을 생명의 뿌리로 하는 우리 당에 있어서 인민의 믿음에 보답하는 것보다 더 중차대한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당 정치국 회의에서 수해 복구 기한을 당 창건 75주년인 10월 10일까지로 제시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