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최경환의 '빚내서 집사라' 정책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국민의힘, 집값 폭등 더 부추기겠다?
5년간 안철수는 74만호, 조은희는 65만호 공약에 "30년 전 노태우 정권 때 허가 물량도 53만호였거늘"
재개발-재건축에 사활 건 국민의힘의 공약에 대해 "황당무계하거나, 실현 가능성도 없다. 유권자들 우롱말라"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범보수야권 후보들의 공약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아파트 몇십만 호 짓겠다는 공약과 조세정책-금융정책-도시개발 정책 등 규제 해제를 내 겁니다. 당장 표심 잡자는 행태가 정말 무책임합니다. 부끄러운 줄도 모릅니다. 정책과 시장의 묘(妙)에 대한 감도 없습니다. 이미 부동산 전국구가 되어버린 서울의 부동산 거품에 기름을 붓자는 겁니까? 아파트 공화국으로만 서울을 키우겠다는 겁니까? 서울이라는 큰 도시가 아파트 개발로만 경영될 수 있습니까?"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15일 기자회견 중)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향후 5년간 서울에 민간의 활발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총 74만6천호의 주택 공급,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담은 부동산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대표가 내세운 부동산 공약은 부동산 세금 인하,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제한 대폭 완화 등의 '규제완화' 정책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에도 “용적률, 용도지역, 층고제한 등의 규제를 풀겠다"며 대대적인 재개발·재건축을 공약하고 나섰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역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어 5년안에 주택 65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혜훈 전 의원의 경우엔 한강변에 정원을 만들면서, 마곡에서 암사까지 고밀도 개발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출마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윤희숙 의원은 국회가 이전될 경우 해당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택지확보 등을 통해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이 공약이다. 이를 위해 용적률 기준 상향, 안전진단 기준 조정,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및 과도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수정 등을 거론했다. 게다가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등 대출관련 규제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서울 전역을 '재개발-재건축' 현장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며, 박근혜 정권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인 '빚내서 집사라'를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또 광풍을 불어넣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이것이야말로 자기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시민들의 표를 얻겠다고 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 '빚내서 집사라' 정책은 수년 후, 문재인 정부에서의 부동산 상승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 방역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낸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낙제점'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원인 중 적잖은 부분을 박근혜 정권에서 제공했던 셈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발표한 공약에 대해, 역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대부분 아파트 몇십만 호 짓겠다는 공약과 조세정책-금융정책-도시개발 정책 등 규제 해제를 내건다. 당장 표심 잡자는 행태가 정말 무책임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정책과 시장의 묘(妙)에 대한 감도 없다"고 꾸짖었다.
도시건축가로 유명한 김진애 의원은 "이미 부동산 전국구가 되어버린 서울의 부동산 거품에 기름을 붓자는 거나? 아파트 공화국으로만 서울을 키우겠다는 건가? 서울이라는 큰 도시가 아파트 개발로만 경영될 수 있냐"라고 따져불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용적률, 용도지역, 층고 제한, 재개발·재건축, 분양가상한제 등 모든 주택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한 데 대해 "한마디로 서울 부동산에 기름을 붓겠다는 것으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 뉴타운 광풍처럼 투기로 원주민 쫓아내고 투기꾼만 배 불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질타했다. 과거 2008년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은 '뉴타운 만들기'를 공약으로 내걸어, 그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바 있는데 이를 그대로 써먹겠다는 것이다.
김진애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준선을 지키면서 인센티브를 더 드리는 제도를 채택하겠다. 서울시 차원의 층수, 용적률 제한 등 정책 기준선이 있어야 인센티브 정책이 가능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준선 자체를 없애면서 민간개발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등을 확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장삿속 민간사업자들과 투기성 다주택자들만 양산하겠다는 거냐"라고 꾸짖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년간 74만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5년간 65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 데 대해 "숫자로 유권자를 현혹하려는 것으로,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꾸짖었다. 서울 전역을 아파트 공사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질타한 것이다. 통계청(2019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의 전체 주택은 295만호인데 어떻게 그의 18~25%나 되는 물량을 단기간에 쏟아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금 서울은 개발될대로 개발된 '아파트 공화국'이라 남은 공간도 별로 없거늘, 30년전 노태우 정권 때보다도 어떻게 더 많은 물량을 쏟아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200만호 건설 당시, 서울 인허가 물량이 5년간 53만호 수준(1990-1994년)인데, 새로운 지역의 아파트단지 개발이 가능했던 30년 전보다 지금 더 지을 수 있다는 겁니까? 후보들이 현실감이 없어서 캠프가 써주는 원고만 읽는 것입니까? 숫자만 더 높으면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까? 유권자들을 호도하겠다는 겁니까? 실제 지난 30여 년 동안 서울에서 공급된 주택(인허가 기준)은 연 8~9만호일 뿐입니다. 1990년대는 평균 연 9만 호, 2000년대는 평균 연 7.9만 호, 2010년대는 연 8만 호입니다. 그런데 연 15만 호를 제시하면서 서울 전역을 아파트 공사판으로 만들겠다는 겁니까?"
그는 "몇십만 호 공급한다는 공약을 실어주는 언론의 호들갑도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서울과 대한민국은 주택 만이 전부인 나라가 아니며, 주택만이 전부인 도시가 되어서도 안 된다"라고 일침했다. 김진애 의원은 특히 국민의힘 후보들이 황당무계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음을 짚기도 했다.
"노들섬에 아파트를 짓겠다(김근식 당협위원장)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주택을 공급하겠다(조은희 서초구청장, 김선동 전 의원) 한강변 초고층 공공임대아파트(이혜훈 전 의원) 등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임기 내 할 수 없는 공약까지 등장합니다. 출마자는 아니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윤희숙 의원)은 국회를 이전하고 그 위에 아파트를 공급하자고까지 합니다"
그는 노들섬이나 국회 이전 공간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공약 등에 대해선 "언급할 가치도 없다" "어불성설"이라고 꾸짖었고, 도로와 철도 지하화 등에 대해서도 "박원순 시장 재임 때부터 거론됐지만 장기계획일 뿐이다.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며, 각종 타당성 조사, 안전조사 등을 거쳐야 하고 현실화하려면 재임 5년을 훌쩍 넘는다"며 박원순 전 시장의 임기(9년)에도 하지 못한 일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서울시장 후보들은 급한 나머지, 마치 자신의 임기 내 지하화까지 끝내고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김진애 의원은 자신이 출마한 이유에 대해 "지난 불도저 개발 시대, 거품 개발 시대로 결코 돌아갈 수가 없어서, 허황된 공약들만 남발하며 유권자들의 눈을 속이는 정치인들을 참을 수 없어서 ‘최초의 도시전문가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서울주택공급공사 사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래 서울을 시민분과 함께 만들어 갈 안목과 추진력이 있는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어진 가짜 개발, 거품개발이 아니라 ‘서울다운 진짜 개발, 알찬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자신이 내세운 '진짜 개발'에 대해선 서울의 복합기능을 살리고 직주근접이 가능한 역세권 미드타운을 단계적으로 넓히는 계획으로서 규제를 마구 철폐하는 게 아니라 환경도 살리고 주민도 살리고 개발이익의 공유 방식에 대한 제도적 틀을 갖추면서 추진하는 개발이다. 모든 규제와 권한을 다 풀고 민간에 떠맡기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이 현장을 직접 조율하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과 전문가들은 범보수야권 출마자들의 후보 공약을 면밀히 점검하시고 꾸짖을 건 꾸짖어서, 유권자들의 눈을 흐리는 신기루를 부디 걷어내 주시라"며 "‘진짜 개발’과 더불어 ‘오아시스 서울 시대’를 여는 저 김진애의 출마 공약에 주목해 주시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