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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시절 박형준, 불법사찰 "부산시장 자격없다" 사..
정치

MB정부 시절 박형준, 불법사찰 "부산시장 자격없다" 사퇴목소리 까지..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3/11 10:59 수정 2021.03.11 11:04
"국민의힘은 이명박 정부를 이은 정당..지금이라도 이런 치부에 대해 박형준 후보의 공천을 취소해야"

곽노현 "불법무도 MB정권의 핵심실세, 박형준은 무슨 낯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했나"

홍영표 "'불법사찰' 연루 부인한 박형준..부산시장 자격 없어"

[정현숙 기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 시절 4대강 사업에 반대한 환경단체와 인사들을 대상으로 불법 사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각계 각층에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박형준 후보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형준 후보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찰을 당한 명진 스님과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박 후보에 대해 공수처 고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불법 사찰을 시인하고 부산시장 후보에서 사퇴하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국정원의 주요 임무는 대공수사와 방첩, 대테러 정보, 산업스파이 관련 활동 임에도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 재임 시 민간인 불법 사찰을 요구했다. MB가 수십조의 혈세를 퍼부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정관계 인사와 시민단체, 일반 민간인까지 2만명 가까이 불법 사찰을 자행한 것이다.

하지만 박 후보는 자신이 직접 주도한 청와대 홍보기획관 명의의 불법 사찰 증빙 문건이 2건이나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문건은 본적도 없고 난 보고 받은 적도 없다"라며 여전히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10일 심지어 국정원 사찰에 대한 질문을 한 KBS 기자를 향해 "어용방송"이라고 몰아붙였다. 공당의 시장 선거 후보자가 정당한 취재 활동을 하는 언론사를 비방한 것이다.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이날 SNS를 통해 "관련문건이 2건이나 공개됐는데도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은 곽노현 전 교육감 말마따나 후안무치한 행위다.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글 배운 자의 도리이건만"라고 비판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국정원이 작성한 '4대강 사찰' 원문을 공개한 KBS 보도를 공유했다. 그는 [불법사찰 해놓고도 거짓말 발뺌으로 국민 기만한 박형준 후보, 부산시장 자격 없다]는 제목으로 "박 후보는 시민단체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거짓말로 발뺌하며 국민을 기만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해당 문건은 2009년 국정원이 4대강 사업 반대단체를 불법사찰한 결과와 계획을 담은 것"이라며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사항'이란 문구가 선명히 찍혀 있다. 이때 홍보기획관이 바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박형준"이라 했다.

그는 "그간 박형준 후보는 국정원 불법사찰과 밀접히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인해 왔다"라며 "오늘 문건 공개로 박 후보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문건에는 국정원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불법사찰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라며 "정치입문 전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였던 박 후보는 정보기관을 시켜 시민단체 인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사람이 부마민주항쟁의 성지 부산을 대표하는 공직에 나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 후보가 부산시장 자격이 있다고는 부산시민 누구도 생각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SNS에서 “터졌다. 꼬리가 너무 길다”라고 짧고 강하게 후려쳤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페이스북에서 “4대강사업은 이명박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당시 이명박의 수족이었던 홍보기획관 박형준이 이 문건을 모르냐”라며 “방송에서 보면 기억력이 아주 형편없는 것은 아니더라. 아무리 부산시장을 하고 싶다고 해도, 정도껏 하자”라고 꼬집었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은 SNS를 통해 "MB정권 실세와 측근들은 폐족으로서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와 사죄, 근신이 마땅하거늘 나는 신문과 방송에서 박형준의 이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라며 "말과 글이 번지르르하고 인물이 훤칠하면 뭐하나. 권력을 가졌을 때 민주주의 역질주에 편승하고 폼만 잡은 사람인데"라고 했다.

그는 또 지난 9일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B정권은 집권초기부터 정권안보에 국정원을 동원하여 반대세력을 탄압한 악질 정권이었다"라며 "알고 보니 블랙리스트와 불법사찰, 정치공작의 끝판 왕이기도 했다. 불법무도 MB정권의 핵심실세, 박형준은 도대체 무슨 낯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것일까. 그는 과연 본인의 역사적 업보를 씻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라고 비꼬았다.

그는 "요컨대, 입만 열면 권력에 원칙과 상식, 절제를 주문해온 박형준은 막상 권력을 쥔 청와대 시절 원칙과 상식, 절제를 저버리고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공작보고를 당연시하는 이중성과 취약성을 보였다"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서 <몰랐다던 박형준 후보, 이게 어찌된 겁니까>라는 제목으로 국민의힘에 공천 취소를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명박 정부를 이은 정당으로서 본인들의 이런 치부에 대해 더 솔직해 지고 지금이라도 박형준 후보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5개의 단체에 국한된 것이니 실제의 사찰정보의 양은 추정 자체가 어려울 정도"라며 "이 공개된 문건중 2건 18쪽은 명백하게 '홍보기획관 요청'이라는 문구가 정확히 표현되어 있다. 이런 명확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박형준 후보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하급자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사실이라면 수석이 행정관들에게 왕따를 당했다는 고백인데,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그랬다는 고백인가?"라며 "아니면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개인의 처세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국민을 사찰의 대상으로 여기며 국정원에 '요청'까지 했던 후보를 부산시민 앞에 내놓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품격을 버리고 오로지 선거승리만 추구하는 정당이라는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형준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라며 "오늘중으로 이 자료가 공개된다고 하니 과연 저의 주장이 과한 것인지, 그 사찰이 과한 것인지, 박형준 후보의 발뺌이 과한 것인지 부산시민 여러분들께서 판단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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