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프리존]박유제 선임기자=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봉암갯벌이 세계적 희귀종인 '기수갈고둥'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해양수산부가 최근에 낸 자료를 보면 봉암갯벌 일대 3천700㎡ 면적에서 멸종위기 2급 생물인 기수갈고둥(Clithon retropictum) 11만 개체를 발견했다.
이는 해수부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6년 간 우리나라 해양생태계를 2개 권역으로 나눠 격년별로 조사한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창원을 비롯한 남해안과 서해안 갯벌에서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취약종(VU, Vulnerable) 노랑부리백로(Egretta eulophotes)도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남해안에서 북위 35도까지만 서식하던 소라(Turbo sazae)의 경우 최근에는 북위 37도까지 서식지를 확대한 것도 관찰됐다.
이 같은 현상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해양생물들이 생존할 수 있는 한계선이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식환경이 까다롭기로 유명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기수갈고둥 역시 남해안에서 강원도 삼척까지 서직지를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는 지난해 10월 마산만 내만에서도 기수갈고둥 서식을 최초 확인한 바 있다. 마산만 내만은 창원천과 남천, 양곡천, 내동천 하류에서 마산만 봉암갯벌과 인접한 바닷물과 하천수가 만나는 기수지역이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019년 진행한 경남지역 하천의 기수지역 현지조사에서도 창원 두동천, 대장천, 동천, 귀산천 등에서 기수갈고둥 서식을 확인했다.
당시 창원을 비롯해 사천, 통영 등 경남 5개 지역 66개 하천에서 기수갈고둥 서식이 관찰되면서 경남 남해안 일대에 기수갈고둥이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그러나 정부가 창원 봉암갯벌을 기수갈고둥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양생태계의 현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