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융합연구팀이 5G 통신품질을 높여줄 ‘5G 주파수 필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019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5G는 공간의 제약없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즐길 수 있다.

최근 한 대기업은 4 GB(기가바이트) 용량의 영화 1편을 약 6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5G 통신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파수 상호간섭을 최소화하는 고성능 필터가 필요하다.

특히 5G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밀리미터파 5G의 통신 성능을 향상하려면 통신사별로 주어진 가용 주파수 대역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밀리미터파 5G는 종래의 주파수 대역(3.5 GHz)보다 훨씬 더 높은 주파수 대역(28 GHz 등)을 이용하는 5G 기술로 국내 이동통신 3사(KT, LGU+, SKT)의 가용 주파수 대역은 매우 인접해 있다.

이로 인해 특정 주파수 사이에서는 신호를 모두 통과시키고 그 외의 주파수 대역에서는 신호를 완전히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KRISS 융합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5G 통신시스템에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5G 주파수 필터’ 구조를 설계했다.

현재 대규모 다중입출력(Massive MIMO) 기술을 활용하는 5G 기지국 통신장비에는 안테나 수만큼 많은 필터가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외산 제품의 경우 안테나와 필터를 연결할 때 체결 및 접합 같은 조립 과정이 필요해 필터 간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팀이 개발한 ‘5G 주파수 필터’는 명함 두께 4분의 1인 50 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 미터) 정도로 매우 얇은 필름 형태다.

이를 ‘메타표면 필터’라고 하는데 2차원 표면에 미세하고 복잡한 단위 구조를 주기적으로 배열해 전자파나 빛의 반사, 굴절, 투과 등의 성질을 조절하는 구조이다.

이 필터는 필터와 안테나를 연결하는 추가 공정이 필요한 외산과 달리, 단일층 금속 시트(sheet) 형태로 제작돼 유연하고 스티커처럼 탈부착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광역최적화 방법을 적용해 5G 통신시스템에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필터를 설계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필터는 외산 필터보다 대역폭, 손실특성, 주파수 선택특성 등에서 더욱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이번 KRISS 융합연구팀은 전자파표준그룹(5G플러스팀), 소재융합측정연구소(저차원소자물질연구팀), 첨단측정장비연구소(연구장비플랫폼팀) 등이다.

KRISS 홍영표 책임연구원은 “5G의 경우 이동통신 3사의 가용 주파수 대역은 매우 인접해 있어 상호 간섭에 의해 통화품질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주파수 필터는 고성능, 저비용, 획기적 설계방법으로 5G 주파수 필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통신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IEEE Access)에 지난 2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