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만 급했나..촬영 후 돌려주는 '장애인정책 요구안'에 "이거 가져가셔야죠!"
[정현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올라온 4컷의 사진이 온라인에서 급화제가 되고 있다. '노컷브이'에서 오 후보가 지난 3월 31일 장애인 단체를 찾아 간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 올린 것을 네티즌들이 사진으로 캡처해 올린 것이다.
얼마전 장애인들이 내건 공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일으킨 오 후보가 선거일이 다가오자 다급했는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를 찾아 장애인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오 후보는 "어울림프라자 사건이 있었는데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가슴으로 일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앞서 오 후보는 서울 강서구에 소재한 어울림프라자 재건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 현수막을 걸었다. 4년여의 논의 끝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어울림프라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복합 문화·복지시설로 장애인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아울러 오 후보가 '어울림프라자 재검토 공약을 내건 자체가 해당 시설과 장애인에 대한 혐오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오 후보는 "실수다. 그 지역 당협위원장의 독단적 판단이었다"라면서 현수막을 철거했다.
영상을 보면 이날 간담회에서 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장애인을 위한 '11대 정책 요구안'을 문서로 만들어 오 후보에게 건네면서 "오늘은 직접 전달해 드리니까 이제는 '못 받았다' 말씀 못하실거에요"라고 장애인 복지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오 후보는 요구안을 받아들고는 같이 주먹을 쥐고 웃으면서 기념촬영까지는 잘 했다. 하지만 건성으로 들었는지 요구안을 장애인 관계자에게 도로 돌려주고 급히 나가려고 하자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이거 가져 가셔야죠"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평소 장애인을 대하는 자세에서 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대비되는 사진도 SNS로 올라와 공유됐다.
문 대통령이나 박 후보는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같이 앉아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나 오 후보는 뻣뻣이 서서 내려 보다가 기념사진 찍을 때만 앉은 모습이었다. 이에 '약자에 대한 차별이 몸에 뱄다'는 쓴소리가 이구일성으로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