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불공정에 화가 난 게 아니라, 그 불공정에 내가 끼질 못하는 게 화가 나는 거였겠지. 지금 선거 결과가 그렇잖아.
B- "MB 정부에서 탄생한 LH, 거기서 초래된 투기 문제가 지금 정부에서 밝혀졌다는 이유로 하나로 현 정부에 분노하면서. 그 MB의 후손들이 저지른 내곡동 특혜, LCT 분양 특혜 문제는 너그럽게 용서하는 이상한 국민 인식"
C- "아니 생각을 해 보세요. 지역구에 살지도 않는 곽상도 같은 놈을 뽑아주고, 부끄러움 없이 서울에서 투표한 거 인증하고, 거짓말에 투기, 비리 혐의가 가득해도 시장으로 뽑아주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입니까. 그냥 도덕이 붕괴된 사회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될 것을 미사여구로 꾸미는지"
D- "57%의 서울시민은 투기 기회를 얻는 대가로 개혁을 버렸다. 민주당의 주거안정책, 집값안정책은 부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 것이다. 투기할 기회를 달라는 시민의 목소리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공정한 투기'라는 개념이 성립가능한 것인가? 기본적으로 투기란 정보와 시간과 자원의 비대칭성을 전제로 시작되는 일인데, 어처구니 없게도 정보도, 시간도, 자원도 부족한 실거주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들도 오세훈의 투기공약에 손을 들어줘버렸다. 그 대가는 자신들이 감내해야지 어쩌겠나. 개혁없이 공정한 기회가 가능할 것 같나"
이번 서울, 부산 보궐선거 참패 결과에 대해 8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선거 관련 기사 등에 댓글로 올라온 진보성향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글 구석구석 울분이 묻어 있다. 아울러 선거 패배에 대한 여러 평가와 진단이 나온다. 국민들이 개혁을 위해 180석이란 무기를 줬음에도 지난 총선의 압승만 생각하고 무방비로 선거에 임해 속수무책 무릎을 꿇었다는 지적이다.
물론 박빙을 예상한 더불어민주당의 안일한 대처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강남인들의 욕망이 투영된 '부동산 벨트'가 초결집한 결과라는 분석과 함께 기울어진 언론 지형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날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강남권의 투표율이 모두 60% 이상을 상회하면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심지어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오 후보의 득표율이 73.54%, 71.02%로 박 후보(24.32%)의 3배로 나타났다.
또한 재건축 논의가 많은 용산구의 득표율도 60.5%로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한 금천(51.7%), 구로(53.2%), 은평구(51.2%) 등도 부자동네 강남과 같이 오 후보의 득표율이 박 후보보다 높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일각에서는 LH사태로 촉발된 무능과 부동산정책 실패로 야당과 언론이 합세한 정권심판론 프레임이 먹혀들었다는 지적이다. 개인의 주관이 아무리 뚜렷해도 이런 프레임에 걸려들면 다중은 휩쓸리게 마련이다. 결국 거짓과 기만, 부패가 횡행한 정치세력의 손을 들어주는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언론인 송기훈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개개인은 성찰이 가능하고 똑똑하지만 군중은 우매하다. 이 군중을 움직이는 건 프레임"이라며 "모든 언론이 부동산 프레임을 설정했고 군중은 거기에 파도처럼 쓸려 간 선거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이 최시중을 중용하며 종편을 만들고 일베를 키운 이유가 바로 이 프레임 싸움을 준비한 거로 본다"라며 "민주당이 집권하자 종편을 비롯한 언론이 정권 내내 무능 프레임을 키웠고 그것이 부동산으로 임계치를 넘어 끓어올라 우매한 군중들은 휩쓸린 거뿐이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민주 정부와 보수 정부의 경제 수치를 비교해 보면 민주 정부가 훨씬 월등하다"라며 "그러나 사람들은 민주 정부는 경제에 무능하다고 거의 신앙처럼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폐해가 너무 크다. 언론 때문에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라며 "언론개혁이 시급한 이유이다. 언론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만드는 프레임은 두고두고 작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웅 경희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세력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나 선거 결과를 '민심의 이반'이라고만 해석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국부적으로 설명할 뿐"이라며 "우리 사회는 윤리적 사유의 힘을 급격하게 잃고 말았다. 언론개혁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더 큰 요인은 대중이 '부패하고 타락한 욕망의 경제학'에 손을 들어준 대목"이라며 "정의를 위한 공적 윤리가 없는 세력에게 기회를 준 것은 이른바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차원'이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이 이 모두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했다"라며 "이로써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한 일체의 정책은 위기에 몰렸다"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언론개혁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다"라며 "새로운 무대를 세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역사는 지독하게 퇴행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래서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된다. 민주주의는 이런 힘든 고비를 넘어가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며 "깊은 성찰을 딛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고 희망의 바람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