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김일환 기자= 대전교육청 공무원 부동산 투기의혹에 사업시행사가 구원투수로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교육청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축소하거나 무마하기 위해 사업시행사인 유토개발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전교조)와 대전경실련 대전지부(이하 경실련)가 지난 7일 대전교육청 5급 A공무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시교육청은 경찰조사와 별도로 해당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혐의에 대해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 당일 즉시 4급 이상 전체와 부동산 개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관련 부서 5급 공무원 전체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 특별조사와 시민단체의 제보를 받아 조사하기 위한 신고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이례적으로 발빠른 반응을 보였다.

시행사 측 역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발빠른 조치에 나섰는데, 이를 두고 시민단체가 의혹을 던지며 반박 입장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 이번 사건을 키우고 있다.

교육청 공무원 A씨와 공모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도안2-1지구와 도안2-2지구 사업시행사인 유토개발 측은 교육청 신고센터 운영 계획 발표 다음 날인 지난 8일 ‘사익을 취하려는 일부 투기세력들의 농간에 지역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반박’으로 시작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19년 말까지 A 사무관의 도안 2-2지구 내 토지매입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전혀 관련 없다는 반박이다.

시행사 측은 “복용초등학교 위치 변경으로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과 관련, 애초 지구단위계획에는 복용초 위치가 공업용지를 끼고 있는 2-4지구였는데, 대전시·교육청 등과 협의 과정에서 학습환경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2-2지구 내 아파트 부지로 옮기게 된 것이며 유토개발은 사업 이익의 일부를 포기하면서까지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대전시교육청 및 사업시행자의 발빠른 대응에 대해 ‘대전 도안지구 불법인허가비리규명위원회(이하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도둑이 제발 저리나”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교육청의 대응과 사업시행사의 반박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A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대전시 교육계 전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A공무원의 요청에 의해 사업시행자인 유토개발이 나선 것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대전 도안2-1지구 및 도안2-2지구의 인허가 과정에서 위법한 행정처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 온 단체로 이 구역내 토지주와 지분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사업시행사 유토개발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학생들의 질 좋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정책적 결정했다는 취지의 사업시행자 유토개발의 주장은 자가당착에서 출발한 허위의 주장이라는 것이 도안비리규명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대전교육청은 행정과-8491(2017년 11월 27자) 협의의견을 통해 도안2-1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증가하는 초등학생 및 중학생의 적정 배치 및 통학여건 개발을 위해 초·중통합운영학교 신설에 필요한 학교용지 1개소를 도안2-1지구 내인 대전아이파크시티1단지 11동 인근에 남북장방형의 형태로 1만3220㎡를 요청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유토개발1차는 대전 도안2-1지구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협의결과에 따른 조치계획서(2017년 1월)를 통해 ‘교육청에서 당 사업구역 내 학교신설용지로 제시한 부지는 아파트용지 북측에 위치해 일조조건이 불리하며, 사업성에도 차질이 초래됨을 고려해 당 사업시행자는 본 사업지구 서측 도안지구 2단계 특별계획구역 15, 16블럭 개발 이후 사황을 고려해 첨부도면과 같이 본 사업지구 외부의 남측 수변공원 인접지를 학교부지 및 공립유치원 부지로 설정하고자 함’이라는 교육청 의견을 묵살한 일방적 조치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유토개발이 제출한 그간의 관련기관(부서)협의 및 심의결과에 대한 조치계획(2018년 1월) 23쪽을 살펴보면 대전시교육청(서부교육지원청 포함)은 ‘도안2단계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기협의 과정에서 대전시청에서는 구역단위개발등의 사유로 세부개발계획을 미제시해 우리 교육청과 협의가 미완료됐다’라는 의견과 그 근거로 도안2단계 지구단위계획 관련 협의 의견(대전시 교육청 행정과-5974, 2014.12.8.)을 제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최소 유토개발이 조치계획을 제출한 2018년 1월까지는 ‘도안지구 2단계 지역에 학교의 개수, 위치, 규모 등 학교용지와 관련해 교육청에서는 어떠한 결정도 없었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로 확인된 바, 복용초의 위치가 원래 공업용지를 끼고 있는 2-4지구라는 유토개발의 주장은 학교시설 협의 주무청인 교육청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조치계획이 밝혀졌다는 주장이다.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이러한 진실을 숨기고 마치 ‘토지가가 비쌈에도 불구하고 사업이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2-2지구내에 복용초 설립 조건을 받아들였던 것’이라며 들끓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일방적 주장을 담은 허위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2019년 말경까지 A사무관의 2-2지구 내 토지매입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라는 주장 역시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A사무관이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토지인 유성구 학하동 14-2 836㎡에 대한 지분 소유주를 살펴보면 의혹이 더욱 짙어짐을 알 수 있다”며 “해당 토지의 지분 25분의 15을 소유했던 B씨, 25분의 6을 소유했던 C씨,  25분의 4를 소유했던 D씨는 E사회복지법인 설립자의 친인척들로 유토개발과 E사회복지 시설 이전과 관련한 보상비, 이전 지역 및 시기, 신축 시설물 규모 등을 협의하고 유토개발에 동의서를 제출한 사실까지 감안한다면 그들은 이미 상당기간 동안 서로 친분을 가지고 있었던 관계였을 것이다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전 도안2-2지구 도시개발사업 사업인정에 관한 주민 등의 의견청취 공고(2019년 9월 17일자) 5. 수용 또는 사용할 토지의 세무목록 일련번호 221번에 해당 토지의 소유자가 고시돼 있는 바, 토지매입 사실을 알지 못했다라는 유토개발의 주장보다 오히려 A사무관에게 E사회복지법인 이전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한 사람이었던 B씨의 지분 매입을 A사무관에게 권했던 장본인이 유토개발이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A사무관이 매입한 하천부지를 유토개발이 일반 토지 수준의 평당 250만원에 매입한 것 자체가 특혜 제공의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다.

유토개발이 도안2-2지구 주변 토지를 매입한 평당 250~300만원선의 시세는 지목이 전, 답인 일반적인 토지인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대전시교육청에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하여 지속적인 점검과 엄정한 처분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공직사회구현을 위해 스스로 제시한 대응방안과 향후 계획을 즉각적이고 예외 없는 실천을 요구했다.

특히 최근 유토개발이 도안비리규명위원회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이번 사건에 자신의 실명을 거론했다라는 이유만으로 ‘경제정의 및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인 경실련과 ‘교육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결성’된 전교조를 일부 투기세력의 사익과 결탁해 복용초 설립을 지연시키고 자신들에게 타격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시행사의 과잉반응을 계기로 도안비리규명위원회는 실추된 자신들의 명예 뿐만 아니라 경실련과 전교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복용초와 관련된 인허가 비리 문제를 끝까지 파헤쳐 반드시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