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민란' 발언..지역감정 정치적으로 악용"
김진애 "왜 다른 지역들을 끌어들여 비하하나..자폭 수준의 윤석열"
"온 국민이 힘을 합쳤던 코로나 극복 노력을 지역감정으로 먹칠"
[정현숙 기자]= 대선 레이스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독자 행보 속에 연일 현실과 동떨어진 말을 던지는 설화가 거듭되면서 과연 대선을 완주 할 수있을까 하는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한때 40%대까지 갔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하는 위기를 맞으면서 급격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1주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사람 잡는 퇴행적 인식’이라는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그런데 대구를 찾아 한 발언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은 20일 오후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작년 초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구경북 봉쇄'를 거론한 것을 굳이 꺼집어 내 “철 없는 미친 소리”라고 비난 일성부터 던졌다.
그는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됐기에 잡혔다"라며 "초기 확산이 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 있는 처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지지율 추락 위기에서 대구경북표를 의식한 발언이지만 지역감정을 유발해 표심을 얻으려는 전형적인 구태 정치인의 발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윤 전 총장은 2·28 대구의거기념탑’을 찾아 참배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우리가 존경할 만한 부분이 다 있다. 국가 지도자로서 어려운 결단을 잘 내린 것도 많다”라며 공무원 연금 제도 개혁을 거론했다.
대구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지역에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소추를 했던 것에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마음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피로써 지킨 5·18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불과 3일전에 광주에 가서는 통합과 번영을 이루겠다고 다짐한 대권주자가 대구에 가서는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민란' 발언으로 지역민심을 사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주 120시간 근무' 발언까지 연일 자책골이다. 검사로 살아온 정치 초보 윤 전 총장이 어떡하든 양쪽 지역의 표심만 끌어모으겠다는 초조함의 발로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과거로 회귀하는 지역분열 정치인가?"
민주당은 윤석열 전 총장이 대구를 방문해 코로나19 초기 확산 지역이 대구가 아니었다면 민란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황당한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이날 이소영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예비후보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쳤던 노력을 지역감정으로 먹칠했다"라며, "질서 있게 진료와 처치에 협조했던 대구시민의 시민의식을 드높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얼마 전 광주를 방문해 흘린 눈물 역시, 그 지역의 감정만을 자극하려 한 지역맞춤형 전략일 뿐인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윤 예비후보가 말하는 정치는 케케묵은 과거로 회귀하는 지역분열 정치인지 묻고 싶다"라고 힐난했다.
이 대변인은 "정녕 지역감정을 건드려 정치에 악용했던 암울한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것인가"라며,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지킬 것은 지키며 정치를 하시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 "대구 아니면 민란"에..野 지지층도 "참모 누구냐"] 기사를 캡처해 올리고 "대구 지역 시민들의 코로나19 대응을 칭찬하고 싶다면 굳이 다른 지역 시민들을 비하할 필요까지 있나?"라며 "특히 민란을 언급한 것은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대구시민들의 마음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사 제목대로 정말 참모가 없어서가 아니라 혹시 본인이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본 적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라며 "상처받았을 다른 지역 시민들께 사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윤 전 총장의 주120시간 노동을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전 총장이 원하는 나라의 모습 노동자가 주120시간 일하는 나라, 그러다 과로사가 발생하면 CEO가 아니라 법인에게 책임을 묻는 나라. 노동자에겐 죽도록 일할 자유를, 재벌 총수나 CEO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나라. 그런 나라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폭 수준의 윤석열"이라며 "뇌 구조가 의심될 정도의 발언이다. 대구 시민의 노고를 위로하고 고마워하면 충분할 것을, 왜 다른 지역들을 끌어들여 비하하는 것인가? 근본적으로 아우르는 마음의 결핍이 심각하다"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