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일신우일신과 같다..언제나 뒷물은 앞물을 밀어낸다"

[정현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1차 슈퍼위크’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전·충남, 세종·충북에 이어 대구·경북, 강원지역 경선까지 4연속 과반 승리를 확정했다. 추미애 후보는 전날 열린 대구·경북 경선을 기점으로 3위로 약진하는 기염을 토했다.

12일 민주당의 경선 1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 이재명 후보는 누적 28만5852표(51.41%)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이낙연 후보는 17만2790표(31.08%)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추미애 후보가 6만3122표(11.35%), 정세균 후보가 2만3731표(4.27%) 순이었다.

이날 발표된 강원 지역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51.09%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해 과반 독주체제가 이어지면서 결선투표 없이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혁 돌풍의 바람을 타고 재평가 되고 있는 추 후보는 고향인 대구에서 14.8%라는 두 자릿수 득표율 달성에 성공하며 3.6%의 득표율에 그친 정세균 후보에 크게 앞섰다. 경선 내내 검찰개혁을 주장해 온 추 후보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 후보는 누적 득표율에서도 8.69%(4360표)를 기록하며 이재명·이낙연 후보와 함께 '빅3'에 이름을 올렸다.

추 후보는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당내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다. 하지만 추 후보의 선전은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후보의 검찰권 사유화가 최근 고발사주로 속속 드러나면서 '결국 추미애가 옳았다'는 당원들의 깨달음이 크게 마음을 샀다는 분석이다.

추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대 개혁의 경선 무대가 돼서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대선승리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며 "3위를 고수하는 것이 제 목표가 아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전날 SNS를 통해 "'조국-추미애 개혁 노선' 이게 이번 대선의 주제어"라며 "1차 선거인단 모집이 추미애 대선 출마 선언 직후라 지지자들을 규합할 시간적 여지가 없었는데도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추미애 지지자들의 결집이라고 보아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남인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비호감 1위에서 11.3 퍼센트 지지까지 왔으니 마이너스 출발까지 합치면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며 "호남은 언제나 민주주의를 위한 전략투표를 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믿는다. 추미애 후보의 결선 진입이 그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이재명 과반, 추미애 3위의 의미..뒷물은 앞물을 밀어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5가지의 이유를 들어 이 후보와 추 후보의 경선 득표 결과를 풀어냈다.

그는 "허상은 실제를 이기지 못한다. 개혁 엔진으로 정권 재창출"의 시동을 걸었다며 "충청권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이재명 53% 내외의 과반 득표와 추미애의 3위 진입과 2위 위협 가능성을 예측했었다"라고 했다.

첫째,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이 승부를 가른다. 권리당원은 개혁에 대한 열망에 투표한다. 권리당원은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이다. 권리당원은 정치 고관여층으로 SNS로 적극 소통하고 뜻을 모아간다. 권리당원은 개혁후보로 이재명과 추미애를 선택하고 있다.

둘째, 국회의원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국회의원 지역구에서야 국회의원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지역에서는 조직의 강자다. 그러나  전국판의 큰 선거는 조직으로 바람을 이길수 없다. 국회의원 숫자로 대세를 장악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경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숫자를 불려 몸집을 키우려는 선거방식은 이제 구태가 되었다.

셋째, 민주당 경선룰은 이재명 과반, 추미애 약진을 예고하고 있었다. 빵빵한 캠프와 조직, 이런 저런 국회의원의 지지선언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어졌다. 자발적 권리당원의 열정은 기존 선거방식을 압도하고 있다. 혈혈단신 추미애의 약진이 이걸 증명하고 있다.

넷째, 정치 연설은 개혁 이미지를 이기지 못했다. 발군의 연설 솜씨와 청중을 매료시키는 사자후도 없었지만 말꾼이 일꾼을 이기지 못했다. 선거운동 기간동안 반짝 변신이나 말의 향연은 무용지물이 됐다. 유권자 대중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고 걸어갈 길을 평가했다. 화장빨이 먹히지 않았다. 

다섯째, 민주당 지도부는 권리당원과 유리되었다. 상층중심의 정치공학을 날려버렸다. 진보 스피커들은 권리당원과 소통하며 이번 경선을 진두지휘했다. 민주당 경선의 지도부는 진보스피커들이었다. 정권재창출을 열망하는 진보 스피커들은 분열없이 한목소리로 개혁 후보를 지원했다. 진보 스피커들과 진보 스피커 지지자를 무시하고는 이제 민주당에서 아무것도 할 수없다. 진보 스피커 귀한줄 알아야 한다. 

정 의원은 "오늘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고 경선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명 과반과 추미애의 득표율이 관심사가 되었다"라며 "이재명과 추미애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개혁성과 비주류"라고 짚었다.

이어 "이재명도 불과 몇달전까지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별로 엾었다"라며 "국회의원들이 이재명의 지지율을 끌어 올린게 아니다. 이재명의 높은 지지율이 국회의원들을 끌어 모았다는게 정확한 말이다"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추미애는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다"라며 "가장 단출한 캠프다. 추미애 캠프는 자발적 자원봉사자 조직이다. 한 장소에 모이지는 않지만 전국 곳곳에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열성적 지지자가 있다. 여의도 공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경선에서 보여준 권리당원과 민주당 지지층들이 보여준 개혁에 대한 열망을 당이 어떻게 수용하고 환골탈태할 것인가?"라며 "그 기조 위에 본선 승리를 위한 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정 의원은 "시대는 물처럼 흐른다. 언제나 뒷물은 앞물을 밀어낸다. 뒷물이 개혁"이라며 "개혁은 언제 하고 언제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어제의 개혁이 오늘의 보수가 되고 내일의 수구가 된다. 개혁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과 같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과반과 추미애의 약진은 개혁에 대한 열망의 표현"이라며 "허울좋은 중도지향, 신기루 같은 외연확장, 국회의원 숫자놀음, 여의도식 정치공학은 언제나 공허하다. 허상은 실제를 이기지 못한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