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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원으로 백의종군"... 정세균, 민주당 대선 후보 전..
정치

"평당원으로 백의종군"... 정세균, 민주당 대선 후보 전격 사퇴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9/13 20:31 수정 2021.09.13 20:36
이재명 "존경하는 정치 선배 사퇴 안타깝다..민주당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의 향도 역할할 어른"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출마 선언 이후 88일 만에 경선 레이스에서 전격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정세균 후보가 출마 선언 이후 88일만인 13일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직후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정세균 후보가 출마 선언 이후 88일만인 13일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직후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총리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라며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따로 밝히지 않고 백의종군 역할을 자처했다. 특정후보를 지원하기 보다는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경선과 본선 과정 전반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선 초반 이재명, 이낙연 후보와 함께 ‘빅3’로 분류됐지만 추미애 후보에 3위 자리를 내주는 1차 슈퍼위크 결과에 완주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함께 뛰던 동료들께 응원을, 나를 돕던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면서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라고 말했다.

사퇴를 결심한 계기와 관련해서는 "순회 경선을 하면서 고심해왔던 내용"이라며 "나와 함께하는 의원들과 장시간 토론 끝에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의 사퇴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호남 지역이 뜨거운 감자가 될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호남 표심을 얻으면 굳히기론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반면, 뒤집기에 나서야 하는 이낙연 후보는 호남을 반전 분수령으로 삼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광주·전남 공약 발표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정세균 전 총리의 대선경선 중도 하차와 관련해 "오늘 사퇴한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정말 존경하는 정치선배님이고, 실제 내가 모셨던 분이고 지금도 정말 훌륭한 분이고 우리 민주당의 보배같은 원로라 생각한다"라며 "오늘 사퇴하지만 앞으로도 나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나 우리 민주당이 앞으로 가야할 길의 향도 역할을 아주 잘 할 어른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의 중심을 잡아주고 정권 재창출의 핵심적 역할 계속 맡아주고 우리 민주당, 민주정부가 가야할 길에 대해 지도자 역할을 계속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을 거치면서 대통령 빼고는 다해 봐 '관복이 많은 정치인'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정 전 총리는 사퇴 후에는 온건한 리더십으로 경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갈등 상황에 중재자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드물게 덕과 실력을 갖춘 정치인이었다"라며 "당선되면 품격 있는 유능한 대통령으로 국제무대에서 평가되리라는 점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가까이서 오래 지켜본 동료정치인들이 칭찬하는 정치인은 드문데 정세균이 그런 사람이다"라고 높이 샀다.

이어 "지금쯤 본인이 접는 것이 당의 하나됨과 승리에 도움될 것이라는 그의 오늘 판단을 존중한다"라며 "김대중 총재의 문하생으로 15대 국회에서 만난지 어느새 25년으로 평당원 정세균은 제게 여전히 벗이자 좋은 형님으로 남는다. 인간적으로 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고 정치적으로 늘 정직한 길을 걸어온 정세균 전 총리에게 마음의 응원을 보낸다"라고 위로를 건넸다.

윤석열, 최재형 고발 사주 공동대응에 "두 배신자 야합해 정치공작"

이날 사퇴한 정 전 총리는 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을 지낸 윤석열, 최재형 두사람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고발 사주'와 관련해 공동 대응하고 있는 것을 두고 '배신자'로 규정하며 "문재인 정부에 이어 국민까지 배신하려 한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윤 후보에 대해 "어제는 최재형 후보와 함께 공수처의 정당한 수사를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말했다"라며 "며칠 전 핏대를 올리며 국민을 겁박하던 윤석열과 어제의 윤석열 중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정 전 총리는 최재형 후보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출마를 선언하던 최 후보는 증거가 명백하게 드러난 검찰 공작이 눈에 보이지 않느냐"라고 물으며 "그런 선택적 정의로 정부의 합법적 정책을 감사해왔으니 정치 감사원장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힐난했다.

그러면서 "국기 문란의 범죄에 대해 해명할 일이 있다면 착실하게 수사부터 받는 게 우선이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부끄럽지도 않으냐"라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감사원과 검찰 후배들을 욕보이지 말라. 이제 정치검찰, 정치감사라는 말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최재형 두 후보가 '야합'해 수사의 본질을 흐리고 왜곡하는 행위야말로 부당한 정치공세이자 또 다른 정치공작"이라며 "우리 국민은 배신자들의 정치공작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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