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뉴스프리존] 박성민기자= 석면 질환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불인정된 석면 질환자들에 대한 추가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충남환경운동연합은 30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지역 석면피해실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충남에 석면 피해자가 가장 많다. 전국 석면피해구제 인정자 5295명의 36.7%인 1943명이 충남지역 피해자다.
충남 질환별 구제 인정자는 전국인구대비 석면폐 12.1배, 석면폐암 6.6배, 중피종 1.5배나 많다.
지역별 석면피해자는 홍성군이 957명으로 가장 많고 보령시가 642명, 천안시가 83명, 예산군이 78명, 청양군이 59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청양군은 인구비례 전국 석면 피해 인정자의 19.2배이며 예산군은 인구비례 전국 인정자의 9.8배 수준이다.
이처럼 홍성, 보령, 예산, 청양 지역에 석면피해자가 집중된 이유는 이들 지역에 석면광산이 밀집돼 있었고 폐광이후에 관리가 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충남에서 피해구제 신청한 10명 중 3~4명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충남의 불인정자는 903명이나 된다.
이들은 “이들의 불인정 사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분석해 제도자체 혹은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에 거주하는 이남억 석면폐 환자(1급)는 “주변에 석면 광산이 굉장히 많은 데 아직도 관리가 소홀한 것 같다. 지자체에서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며 “주변에 2, 3급 받은 이들도 1급 못지 않게 고생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는 “석면질환은 10~40년의 잠복기가 길어서 앞으로도 많은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며 “석면질환 모니터링과 피해자 찾기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오래전부터 석면질환으로 인정하고 있는 난소암, 후두암 등 구제인정 대상질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정된 피해자의 구제지원 수준을 높여 직업성 산재보험과 차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불인정된 석면질환자들에게는 추가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 폐암의 경우 인정기준이 너무 엄격하는 지적이 계속됐다. 폐암 인정기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백 교수는 “석면으로 오염된 논과 밭 등 토양안전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있다. 자연 발생 석면 문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고 석면피해기록관을 설립해 교훈을 얻고 교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홍성, 보령, 예산, 청양에 집중되어 있는 석면피해자들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와 건강관리가 이뤄지도록 의료시설이 필요하다”며 고연령, 호흡기질환 및 석면질환자를 위한 전문클리닉 설립을 요구했다.
한편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섬유 형태 결정의 자연광물이다.
석면피해구제법은 지난 2007년부터 석면 문제가 사회화되면서 2008년 석면피해자와 환경단체, 노동조합 및 전문가들이 전국민 서명운동을 전개, 특별법의 형태로 제정됐다.
2011년 1월부터 시행된 석면피해구제법은 석면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 문의해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석면피해지원센터는 지자체를 통해 석면피해신고를 접수하고 판정해 매달 결과를 발표한다.
구제가 인정되면 구제급여와 병원비 혹은 특별구제금이 지자체를 통해 지급되는데 기술원의 석면기금에서 90%를 지자체가 10%를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