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누나인 김명옥씨(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3호’ 사내이사)에게 팔린 것으로 '열린공감TV' 취재 결과 확인됐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뇌물 및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은 김만배 전 부국장과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은 물론, 부친의 자택을 공교롭게도 김만배 전 부국장의 누나가 매입한 것도 그저 '우연의 일치' '우주의 기운이 다 몰린 것'이라고 둘러대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은 부친의 자택을 연희동 근방 10여곳의 부동산 업소에 '급매물'로 내놓았다고 해명했는데, 정작 '열린공감TV'는 근방의 부동산을 전수조사한 결과 그런 물건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열린공감TV'는 주변 시세를 파악해 부친의 자택의 적정 매입시세는 33~35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무려 10억원 이상 낮은 19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설령 급매로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시세보다 1~2억 정도 낮게 내놓아야 정상일텐데, 거의 반값에 팔린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해당 지역(서대문구 연희동)을 오랫동안 지역구로 두고 있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도 가세해 '열린공감TV' 보도에 힘을 실어줬다. 우상호 의원은 해당 지역구에서 4선 의원을 지내고 있으며, 그가 이 지역구에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 건 20여년이나 됐다. 그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을 매일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청취하는 만큼, 해당 지역과 주민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직 정치인이자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우상호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전 총장 측이 '인근 부동산 열 군데에 매물을 올려놓았다'고 한 데 대해 "연희동은 저의 지역구로서 20여년을 살아온 동네다. 모르는 곳이 없다"며 "제가 지역구의 여러 인맥과 경로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해당 지역 어느 부동산에도 윤석열 후보 부친 자택이 매물로 나온 적이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윤석열 후보 부친의 자택이 있던 동네는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 곳"이라며 "불과 2년 전 올라온 매물이라면 해당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 중 누군가는 반드시 기억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부동산 중개소에도 윤 후보 부친의 자택이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그렇다면 부동산 열 곳에 올려놨다는 윤석열 후보 측의 말은 거짓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윤 후보 측과 만난 적도 없다는 김만배씨의 누나는 올라오지도 않은 매물을 어떻게 알고 찾아가 거래를 한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우상호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있나? 거짓말은 숨겨야 할 불편한 진실 때문에 이루어진다. 무엇을 숨겨야 했을까"라며 "김만배씨와의 관계일까? 혹은 김만배씨의 누나가 빚을 내면서까지 급히 집을 사준 그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일까"라며 해명을 촉구했다.
해당 건을 탐사취재한 '열린공감TV'의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지난달 30일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 측이 '인근 부동산 열 군데에 매물을 올려놓았다'는 해명에 대해 "저희가 취재한 내용하고 상이하다"며 "저희가 인터넷 지도를 통해서 부친이 살고 있는 연희동 주택 주변의 블록이 있다. 그 블록 주변에 공인중개사가 딱 3곳이 있더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는 "그 3곳 공인중개사를 저희가 직접 방문했고, 그 중에서 1곳은 문이 닫혀서 가보지 못했고, 나머지 2곳을 물어봤는데 2곳은 모두 해당 곳에 대한 매물을 자기들은 받아본 적이 없다고 확인을 해줬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는 "윤석열 후보자 얘기가 맞으려면, 집에서 굳이 가까운 공인중개사를 놔두고, 큰길을 건너면 공인중개사무소가 좀 많이 있다"며 "그 가까운 공인중개사 업소를 놔두고 큰길을 건너서 바깥쪽에 있는 쪽에 매물을 내놨다고 하면 모르겠으나, 일단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집으로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공인중개사에서는 그 어느 곳도 매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는 "아버지가 고관절 때문에 아파트로 이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무려 한 46년 간 살던 집, 집에 모든 추억들이 묻어있는 집을 처분해야만 아파트로 이사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며 "그것도 시세보다 굉장히 낮은 가격으로"라고 지적했다.
강진구 기자는 "아파트로 이사하려면 전세로 가는 방법도 있고, 전세자금이 없다고 얘기한다면 기존의 자기 집을 담보로 해서 대출을 받아서 전세로 가고, 나중에 집은 적정한 시세에 팔리도록 놔두고 나중에 팔리면 그걸 가지고 대출을 갚아나가면 되는 게 상식이잖나"라며 거듭 의문을 제기헀다.
"내로남불", "진심 없는 사과와 해명만 내놓고 떠나면서까지 국민에게 염장 질러" [정현숙 기자]= 검찰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의 퇴직금 50억 원 수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서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화천대유와 곽 의원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게 수사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곽병채 씨의 50억 수령을 위해 아버지 곽 의원이 화천대유를 위해 모종의 역할을 했다면 뇌물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전담 수사팀은 지난 1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곽 씨의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칩 등을 분석 중으로 곧 곽 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의 50억 부당 퇴직금 수령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은 지난 2일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위법한 일이 없다'며 끝까지 국민에 대한 일말의 사과 표명 없이 특검을 통해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대통령 자녀와 여권 인사 자녀를 향해 스토커에 가까운 공격을 하던 곽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내로남불" 비판이 제기됐다. 곽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 친화적인 성향으로 구성되어 있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므로 특검을 통해 수사가 진행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라고 요구했다. 그는 사퇴 선언후 열린 백브리핑에서 '그동안 대통령 자제들에게 공세를 취했던 분이 본인도 아들 문제로 논란이 됐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내로남불' 관련 질문을 두고 “제가 위법한 일을 한 게 없다”라며 “제가 뭐라도 했으면 그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면 되는데, 제가 설명할 상황도 없다”라고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곽병채 씨가 화천대유에 취업한 이후 화천대유 측 남욱 변호사 등 일부 인사들이 2016~19년 사이 아버지 곽상도 의원에게 법정 한도인 2,500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쪼개기 형식으로 제공한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곽병채 문화재 걸림돌 제거에 '아빠찬스'? 3일 한국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월급으로 233만~383만 원을 받으며 6년간 일하다가 올해 3월 퇴사를 앞두고 50억 원을 받았다. 특히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곽병채 씨의 문화재 문제 해결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곽 씨는 2017년 문화재 문제에 적극 대처해 공사 지연에 따른 화천대유의 비용 증가 우려를 해소했다고 강조했는데, 공교롭게도 곽 의원은 20대 국회(2016~20년) 내내 문화재청 소관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었다. 곽 씨는 재직시 자신의 대표적 성과로 “사업지 내 문화재 관련 문제를 해결해 공사 지연 사유를 제거했다”라는 점을 들었다. 자신이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회사에서 성과급 관련 부분을 변경하자고 했고, 성과금이 포함된 50억 원의 퇴직금을 챙겨줬다는 것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50억 원은 결국 ‘곽 의원을 향한 뇌물’ 성격이 강하다”라고 봤다. 50억 원이란 금액 자체가 6년 동안 일한 평사원에게 지급되기엔 과도한 금액인데다, 성균관대 동문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곽 의원간 친분 관계, 여기에 곽 의원 권유로 아들이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얘기가 더해지면서 화천대유와 곽 의원을 떼어 놓고 판단할 수 없게 됐다. "떠나면서까지 국민에 염장, 수사나 받길".."야당 특검 주장은 수사방해" 앞서 곽상도 의원의 사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곽 의원만으로 꼬리자르기 하지 말라며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하고 숨기는 자가 범인이라고 몰아쳤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나 특검 주장은 수사 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특검은 합의가 불가능하다"라며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검경이 진행하는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선 주자 이재명 지사 측은 곽상도 의원이 반성도 없이 망상만 있는 사퇴 기자회견을 열며 국민을 또다시 분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논평에서 "곽 의원이 진심 없는 사과와 해명만 내놓으며 떠나면서까지 국민에게 염장을 질렀다"라며 "상처받은 국민과 청년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다시 사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퇴해도 본질이 달라지진 않을 거라며, 길게 끌 작정으로 정치적 특검을 요구하는 대신 하루빨리 수사나 받길 바란다"라고 특검을 주장하는 곽 의원과 국힘을 되받아쳤다. 민주당 대선 주자 박용진 의원은 곽 의원 사퇴는 수사의 시작일 뿐이라며, 검찰이 비상식적 퇴직금이 단순 뇌물인지 구조적 범죄의 꼬리가 잡힌 건지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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