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프리존]최슬기 기자=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전체 소비 위축에도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고가 제품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개별소비세는 특정 물품과 유흥주점등 특수 장소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병수 의원(국민의힘, 부산진구갑)이 국세청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입산 명품류 판매에 따른 개별소비세 납부 세액이 코로나19 이전보다 고급 가방 38%, 보석류 20%, 카지노용 오락기구 20%, 고급 시계 6% 등이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고급 가방 및 시계는 개별 물품당 200만원이 넘는 제품, 보석의 경우 개당 500만원 이상 물품인 경우 제품 가격에 20% 상당이 개별소비세로 부과된다.
여기에 추가로 부가세 10%와 개소세에 붙는 교육세 등을 고려하면, 고급가방 추산 판매액은 약 1741억원으로 확인됐다. 같은 방식으로 추산한 고급 시계 판매액은 5386억원에 달했다.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캠핑용 차량 판매에 따른 부과세액은 지난해 42억원으로 2019년 4400만원 대비 무려 9400%가 늘었다. 자동차에 부과되는 세율이 5%인 점을 감안하면, 캠핑용 차량만 지난해 937억원치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500만원이 넘는 국내산 고가 가구류 판매 세액도 이전보다 32% 늘어났는데, 이는 주거 공간 내에서 머무르는 시간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경마·경륜·경정장에 부과된 세액은 2019년 254억2000만원이던 것이 2020년에는 36억3000만원으로 1/9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카지노의 경우 같은 기간 180억원에서 37억4000만원으로 80%가 줄었다. 유흥음식주점 역시 2019년 827억원에서 지난해 381억8000만원으로 절반 이상의 세액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서병수 의원은 “개별소비세 과세 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코로나 블루에 의한 보복 매수’, ‘자산가치 상승’ 등에 의한 국민 소비 패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기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 의원은 “지난 1977년 사치성 소비품목 등에 중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별소비세’는 국민 소득과 시대 변화에 따라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제는 사치성 품목이 아닌 일반 생활용품이 돼버린 각종 유류,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