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23억원 가량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가 보석을 허가해준 법원의 명령마저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열린공감TV' 취재 결과 파악됐다. 최씨의 주거지는 남양주시 화도읍으로 제한돼 있는데 서울과 양평 등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세입자는 '열린공감TV'에 최씨가 보석으로 석방된 뒤 한 번도 최씨를 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5일 SNS에서 "윤석열 후보자 장모가 보조금부정수급으로 1심에서 유죄를 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윤 후보자의 연수원 동기라 알려진 재판장이 주거 제한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며 "그런데 언론보도에 의하면 피고인인 장모 최모씨는 주거지를 이탈했다고 한다"며 전날 '열린공감TV' 특종을 언급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사실이라면 재판부가 보석을 직권 취소하여야 할 것"이라며 "하지 않는다면 검찰은 즉각 위반사실을 확인하고 보석 취소청구를 하여야 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 부장판사 윤강열)는 지난달 9일 최은순 씨를 보석으로 풀어주면서 일부 조건을 달았다. 최은순씨의 보석을 허가해준 윤강열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앞서 최씨는 지난 7월 1일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23억원 가량의 요양급여를 부정하게 받은 사실이 인정되며, 1심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었다.
보석 조건으로는 △피고인은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아니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주거를 남양주시 화도읍으로 제한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참고인, 이 사건 증인으로 증언하였거나 증인으로 신청된 사람과 이 사건 변론과 관련된 사항으로 접촉하거나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등이 있다. 또 주거지를 변경할 경우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법원의 허가 없이는 출국할 수도 없다고도 명시했다.
최은순씨의 주거지 이탈, 법원의 명령을 계속 무시하고 지내고 있는 것이 '열린공감TV'에 의해 확인되면서, 재판부가 마땅히 '보석 허가'를 취소해 다시 구속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윤석열 전 총장 측 눈치를 보며 아무 것도 하지 않을지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수십억 보조금 부정수급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하고 보석 조건 위반 사실 등을 대부분의 언론이 다루지 않는 반면,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는 재판 중임에도 1200만 원 보조금에 대해 환수 결정했다는 보도가 포털 전면에 깔린다"라며 "기울어진 검찰과 사법부, 기울어진 언론의 실상"이라고 일갈했다.
현재 많은 언론들은 경북교육청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현재 구속중인 정경심 교수가 1200만원을 보조금 일부를 불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환수조치에 나섰다고 줄줄이 보도하고 있다. 반면 23억원의 세금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재판 중인 최은순씨의 명백한 '무단 이탈' 건에 대해선 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최은순씨는 이와 별건으로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347억원 규모의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으며. 그 밖에도 정대택·노덕봉 씨 등과 수많은 소송 건도 있다.
앞서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달 9일 '열린민주당TV'에 출연해 "(정경심 교수는)표창장 하나로 구속시키고 4년씩 형을 선고해놓고는 진단서까지 가지고 있고 여러가지 합병증을 앓고 있는 분은 보석도 안해주면서, 윤석열 장모는 수십 억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고 손실 보전도 한 푼 안됐는데 어떻게 보석을 해주느냐?"라고 형평성을 지적한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누가 만들었는가"라며 "물컹한 개혁세력이 개혁 깃발을 내림으로써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시쳇말로 '그냥 밟아도 꿈틀거리지 않으면 계속 밟는다' 그거잖나"라며 "그러니까 얕보인 거다. 민주개혁 진영은 말로만 하고 실제로는 동지가 쓰러져도 같이 응원하거나 뒷감당을 안해주고 버리고 또 그 당하는 사람만 손해고 결국 그러다 만다. 말 뿐이니 이제 계속 깔보고 그러는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