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프리존] 김태훈 기자=최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신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수술실 CCTV 관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7일 대한의사협회와 간담회를 열어 의료업계 현안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관석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의협 회관을 찾은 가운데, 의료계는 제도 정착 방안과 함께 '의료수가'에 관한 정책을 제안했다.

의료계가 제안한 정책을 두고 당과 의협이 의견을 나누는 토의도 진행된 가운데, 송영길 대표는 "수술실 CCTV 설치가 상당히 예민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논의에 논의를 거듭해서 완벽하지 않더라도 수렴을 해나가는 것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모 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직후 회복실에서 회복 중 숨진 채 발견된 사망자의 유가족이 8일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유가족은 "지난 7월 1일 로봇수술 방법으로 신장이식수술이 이루어졌고, 수술 직후 피해자는 회복실로 옮겨졌다"며 "회복실에서 피해자는 의식을 회복했으나, 의료진에게 반복하여 고통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피해자는 방치됐고, 이후 간호사가 피해자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피해자는 심장이 정지돼 호흡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료진은 급하게 피해자에게 응급처치를 했으나, 피해자는 이미 심정지로 인해 뇌가 손상된 상태였고,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일주일 후 저산소성 뇌병증으로 인한 뇌간 손상이 원인이 되어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피해자가 수술실에서 신장이식수술을 받는 과정 및 피해자가 회복실에서 방치돼 심정지로 인한 뇌손상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없다"며 "수술실에는 피해자의 수술 과정을 녹화하는 CCTV가 전혀 없었고, 회복실에도 유일하게 있는 CCTV 한대는 마약성 의료품이 있는 창고만을 비추고 있어, 회복실 내부의 환자 및 의료진 상황을 비추는 CCTV는 단 한 대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결국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의료진이 주관적으로 작성하는 의무기록지뿐"이라며 "이는 처음부터 의료진이 자신들의 과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후적으로 추가·수정까지 가능해 그 진실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료 사고가 발생하여 민·형사상 법적 분쟁으로 가게 되면, 결국 CCTV가 없는 한, 사법기관은 당시 작성된 의무기록지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사건의 당사자인 의료진이 처음부터 방어적으로 기재했기 때문에 의무기록지만을 가지고 의료 과실을 밝혀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를 제안한 후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정치권과 의료계가 신속히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