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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컷오프', '억울함' 안고 떠난 김재윤 前 의원 ..
정치

최재형 '컷오프', '억울함' 안고 떠난 김재윤 前 의원 떠올린 이유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10/08 20:10 수정 2021.10.08 21:42
안민석 "최재형이 가짜 독립유공자 후손임을 밝혀낸 이유, 고인 한 풀어주고 싶어서"

[ 고승은 기자 ] = 8일 국민의힘 대선경선 2차 컷오프에서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4명이 본경선에 진출, 다음달 5일까지 28일간 레이스를 치르게 됐다. 네 자리 중 윤석열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세 자리는 이미 예상돼 있었던 만큼,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원희룡 전 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총리, 하태경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경쟁했는데 결국 원희룡 전 지사가 살아남았다.

국민의힘에선 최재형 전 원장을 윤석열 전 총장의 대체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한 때 언론에 흘러나왔으나, 결국 최재형 전 원장 본인 스스로가 윤석열 전 총장 이상으로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일찍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최재형 전 원장이 지난 6월 28일 대선출마를 하겠다며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지 약 100일만의 일이다. 그는 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했다. 

국민의힘에선 최재형 전 원장을 윤석열 전 총장의 대체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한 때 언론에 흘러나왔으나, 결국 최재형 전 원장 본인 스스로가 윤석열 전 총장 이상으로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일찍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선 최재형 전 원장을 윤석열 전 총장의 대체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한 때 언론에 흘러나왔으나, 결국 최재형 전 원장 본인 스스로가 윤석열 전 총장 이상으로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일찍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사진=연합뉴스

가족 행사에서 '애국가 4절'까지 단체로 부른다는 이야기, 그리고 스스로 '독립운동가 후손'이라고 홍보했으나 도리어 증조부와 조부의 '친일' 행적이 드러난 점, 또 현실 정치인으로서 준비가 전혀 안 된 모습을 스스로 시인한 점,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라고 표현해 파장을 일으킨 점, 자신의 딸에게 아파트를 '다운 임대'한 의혹 등만 지난 100일동안 남긴 셈이다. 

최재형 전 원장의 증조부는 조선총독부 표창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독립운동을 했었다'는 그의 조부도 일제에 국방헌금을 헌납하고 조선총독부 지방자문단체인 강원도의회 의원에 출마한 기록이 발견되는 등 도리어 '친일' 행적이 뚜렷하다는 평이다. 

"최재형 출마 안했으면, 극단적 선택 없었을 것", 왜 김재윤은 억울할 수밖에 없었나

최재형 전 원장의 '컷오프' 소식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고 김재윤 전 의원(17~19대 국회의원)을 떠올렸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쩌면 최재형씨가 대선에 나서지 않았다면 고 김재윤 시인의 극단적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며 "최재형씨가 감사원장을 사퇴한 6월 28일 고인을 만난 저는 그렇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윤 전 의원은 최재형 전 원장이 감사원장을 사퇴한 바로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김재윤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8월 소위 '입법 로비'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이듬해 징역 4년형이 확정되며 정치생명이 끊기고 말았다. 해당 건은 당시 박근혜 청와대의 하명으로 이뤄진 '표적 수사'라는 의혹이 매우 짙다. 

김재윤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8월 소위 '입법 로비'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이듬해 징역 4년형이 확정되며 정치생명이 끊기고 말았다. 해당 건은 당시 박근혜 청와대의 하명으로 이뤄진 '표적 수사'라는 의혹이 매우 짙다. 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던 항소심 담당판사가 최재형 전 원장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재윤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8월 소위 '입법 로비'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이듬해 징역 4년형이 확정되며 정치생명이 끊기고 말았다. 해당 건은 당시 박근혜 청와대의 하명으로 이뤄진 '표적 수사'라는 의혹이 매우 짙다. 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던 항소심 담당판사가 최재형 전 원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KBS '시사직격'을 통해 재조명된 당시 김재윤 전 의원의 기소와 재판과정을 보면, 김민성 전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서종예) 이사장의 "돈을 줬다"는 진술말고는 다른 구체적 물증은 없었다. 또 김민성 전 이사장의 진술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연이어 등장하며 신빙성을 잃었음에도, 결국 유죄가 선고됐던 것이다. 

여기에 검찰이 김민성 전 이사장과 소위 '형량 거래'를 했다고 의심드는 대목이 있다. 교비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김민성 전 이사장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재판을 마쳤으며, '금품을 건넸다'고 분명 진술하고도 정작 뇌물공여죄 혐의로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교비 횡령 혐의를 봐줄테니,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하라'는 검찰의 협박·회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부분이 있다. 김재윤 전 의원이 '시사직격'에서 공개했던 녹취록에 따르면, 김민성 전 이사장은 출소한 김재윤 전 의원에게 "저로 인해 큰 고초를 겪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짜여진 틀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이 (감옥)안에 계셨다"고 한다. 

김재윤 전 의원의 항소심 담당판사가 바로 최재형 전 원장이다. 당시 김재윤 전 의원은 자신의 모친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은 김민성 전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아닌 모친으로부터 빌린 돈이라고 적극 항변했다. 그러나 최재형 전 원장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까지 유죄로 판단해 김재윤 전 의원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재윤 전 의원은 옥중에서 4년을 보낸 뒤, 2018년 8월이 되서야 만기출소했다. 안민석 의원에 따르면 최재형 전 원장이 감사원장에 임명되려 할 때 옥중에 있던 김재윤 전 의원은 '막아달라'고 호소했고, 안민석 의원은 청와대에 뜻을 전달했으나 허사였다는 것이다. 최재형 전 원장이 대선출마를 하겠다며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바로 다음 날, 김재윤 전 의원은 울분과 억울함을 안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김재윤 전 의원이 '시사직격'에서 공개했던 녹취록에 따르면, 김민성 전 이사장은 출소한 김재윤 전 의원에게 "저로 인해 큰 고초를 겪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짜여진 틀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이 (감옥)안에 계셨다"고 한다. 김재윤 전 의원은 최재형 전 원장이 감사원장을 사퇴한 바로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사진=KBS 방송영상
김재윤 전 의원이 '시사직격'에서 공개했던 녹취록에 따르면, 김민성 전 이사장은 출소한 김재윤 전 의원에게 "저로 인해 큰 고초를 겪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짜여진 틀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이 (감옥)안에 계셨다"고 한다. 김재윤 전 의원은 최재형 전 원장이 감사원장을 사퇴한 바로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사진=KBS 방송영상

안민석 의원은 "제가 최재형씨를 가짜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밝혀내고 비판에 앞장선 이유도 고인의 한을 풀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이후 최재형씨가 어디에 기웃거리는지 그 행보를 국민과 함께 유심히 관찰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재형이 컷오프 된 오늘 외쳐본다. '김재윤. 편히 눈 감아라'"라고 적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고 김재윤 의원님, 최재형 전 판사가 컷오프됐다"며 "때로 정의는 우회적으로 뒤늦게 실현되나 보다. 그의 컷오프 소식에 의원님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한 감사원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형 전 원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인사참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힐 수밖에 없다. 감사원장이라는 자리는 국가의전서열 10위에 해당하는 '부총리'급 요직임에도, 문재인 정부와 결이 전혀 맞지 않는 엉뚱한 인사를 한 셈이다. 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개혁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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