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뉴스프리존]김형태 기자=은행 임직원이 본인과 지인 명의로 불법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등 은행 금융사고 피해액이 최근 5년간 15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의원(충남 천안병, 더민주)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금융사고 현황’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에서 올해 8월까지 22건(피해액 247억원)을 포함해 최근 5년간 177건 은행 금융사고로 총 1540억 원 피해액이 발생됐다. 

국내 은행들 금융사고 금액은 지난 2017년 말 222억 6100만 원에서 2018년 말 623억 7400만 원으로 급증한 이후 2019년 말에 401억9900만 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말 45억 5500만 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가 올해 들어 247억 700만 원으로 다시 급증했다.

사고건수별로는 국민은행이 24건으로 금융사고가 가장 많았으며 ▲농협은행 23건 ▲신한·우리은행 22건 ▲하나은행 21건 ▲기업은행 19건 순으로 나타나 주요 시중은행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금액별 현황은 ▲우리은행 422억 원 ▲부산은행 305억 원 ▲하나은행 142억 원 ▲농협은행 138억 원 ▲대구은행 133억 원 등 순위를 기록했다. 금융사고 유형은 사기, 횡령, 업무상 배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요 사례로는 올해 하나은행 직원이 국내외 주식투자를 위해 본인 및 지인 명의로 부당대출을 취급해 대출금 및 환불보증료 등 총 31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농협은행 직원 역시 본인 모친과 배우자 등 통장 및 신분증 사본 등을 보관하면서 고객 대출서류를 본인이 작성해 담보대출을 받는 등 모두 25억 원을 횡령한 행위가 적발됐다.

이처럼 계속되는 금융사고에도 은행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내부감사를 통한 사고 적발처리는 평균 23% 수준으로 여전히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사고금액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 경우 내부감사 적발률이 55%로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역시 58%로 절반 수준에 불과해 심각성을 드러냈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 포함 씨티은행·광주은행·제주은행·경남은행·케이뱅크는 단 한 건 내부감사 실적도 없어 내부통제 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국내 주요 은행들 금융사고는 빈발하는 반면 내부 자체감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금융사고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금융사고를 일부 임직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하다보니 내부통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올해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은행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금융당국 역시 고질적인 금융사고 근절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