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섣부른 ‘당 해체’ 발언에 대해 같은당 대선 경선주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윤 후보는 13일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유승민 후보를 겨냥해 "정권을 가져 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라며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또 경선 주자들을 향해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이 정권이 넘어갔겠나. 제대로 했으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박살이 났겠나"라면서 "제 개인은 얼마든지 싸움에 나가 이겨낼 자신이 있지만 당이 참 한심하다"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를 본 홍준표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설화도 그냥 넘어 갔지만 이건 넘어가기 어렵다"라며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참 오만방자하다. 들어온 지 석 달밖에 안 된 사람이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해체 해야 한다’니. 나는 이 당을 26년간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문대통령과 한편이 되어 보수궤멸에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번이나 하고 검찰을 이용하여 장모 비리,부인 비리를 방어 하다가 사퇴후 자기가 봉직하던 그 검찰에서 본격적인 가족비리, 본인비리를 본격적으로 수사하니 그것은 정치수사라고 호도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넉달된 초임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이 정치 입문 넉 달만에 대통령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없이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없기도 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 여태 검찰 후배라고 조심스레 다루었지만 다음 토론 때는 혹독한 검증을 해야 하겠다.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겠다”라고 직격했다.
유승민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 관련 비위 등을 거론하며 “윤 후보, 뭐가 두려워서 등 뒤에서 칼을 꽂나.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시절 버릇인가. 떳떳하면 TV토론에서 사람 눈을 보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윤 후보가) 걸핏하면 ‘털어서 뭐 나온 게 있나’라고 하는데, 10원짜리 하나 안 받았다던 장모는 나랏돈 빼먹은 죄로 구속됐다"라며 "부인과 장모의 주가조작 의혹, 본인의 고발사주 의혹, 윤우진 사건 거짓말 의혹, 화천대유 김만배가 부친 집 사준 의혹 등등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라며 “본인 약점이나 신경 쓰고 무서우면 ‘천공스승님 정법 영상’이나 보고 오라”며 비꼬았다.
유 후보는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는 웃기는 소리도 그만하라. 적폐라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 구속시킨 당에 들어와서 하는 스파이 노릇도 그만하라”며 “‘조국 수사는 문재인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수사였다’고 말하지 않았나. 끝까지 문 대통령을 지키려고 우리 당에 온 거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본인과 부인, 장모 사건들부터 챙기고,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나”라고 몰아쳤다.
유 후보는 “무서워서 손바닥에 王자 쓰고 나와도 버벅거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재명을 이기나. 붙으면 탈탈 털려서 발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후보도 이날 SNS에서 “그 발언은 분명한 실언이다. 당원을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라며 “당의 최우선 목표는 정권교체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 경선 후보로서 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기를 당부드린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본인 의혹이 구만리.."'이재명 특검' 주장하는 모습부터가 소가 웃을일"
홍준표 후보 대선 캠프 여명 대변인은 이날 '윤석열 후보의 오만방자함을 강력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윤석열 예비후보는 '내 개인은 얼마든지 싸워 이길 수 있지만 당이 참 한심', '이런 정신머리부터 고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 등 작심 망언을 늘어놨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여 대변인은 "'어디서 정권 빼앗긴 분들' 운운인가. 윤 후보가 박영수 특검의 부하로서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비호 아래서 휘두른 적폐 몰이 칼춤으로 우리 당은 궤멸 직전까지 갔었다"라며 "가해자인 윤 후보는 모르겠지만 당시 수십만 당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자연재해와도 같던 그 광경을 가슴 치며 지켜봤다"라고 했다.
그는 "불과 석 달 만에 본인의 확장성 결여와 도덕·정책 역량 부족으로 선두 자리를 빼앗기고서는 캠프에서 '역선택', '위장당원'설을 주장했다"라며 "그러더니 이제는 꼭 필요한 경선 검증 과정을 두고 '난 잘할 수 있는데 한심하게 민주당 프레임으로 나를 공격한다' 며 당 탓이다. 왜, 그냥 대통령 후보 자리를 내놓으라 하지 그러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제 방송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가져온 A4용지를 뒤적이면서도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방송사고급 오디오 공백을 여러 차례 초래했다"라며 "왜 그런가 했더니 자신의 지지자들 앞에서 당을 지켜온 선배를 향해 주워 담지 못할 실언들을 내뱉고 오는 길이라 그랬던 것인가. 어제 방송토론회에서의 윤 후보의 모습을 두고 네티즌들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 '방구석 여포'다"라고 일침했다.
여 대변인은 "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을 '억울한 네거티브'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정도로 맞서라"며 "고발사주 의혹, 부인 주가조작 의혹, 장모 비리, 박영수 특검 대장동 게이트 연루 사전 인지설, '화천대유' 김만배 누나와 윤 후보 부친의 부동산 거래 등 여러 의혹을 뭉개고 있으면서 '이재명 특검' 주장하는 모습부터가 윤 후보 표현처럼 소가 웃을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이 '정신머리 운운' 거칠어짐은 겁쟁이 본색이 드러난다는 뜻?"이라며 "국힘 후보 못 될까 봐, 대통령감 아님이 드러날까 봐, 총장 시절 덮었던 본인-측근-장모-아내 리스크 한꺼번에 터질까 봐. 그런데 거칠어지면 쩍벌 본색도 돌아오나? 어제 제주 사진은 목불인견"이라고 적고는 관련 사진을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