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후보 편에 서서 열렬히 지지했던 서민 단국대 교수가 “실망한다”라며 윤 후보를 공개 비판하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는 사과를 표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서 교수는 해시태그까지 달고 "대선에서 윤 후보가 이길 수 있을까 갑자기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 교수는 14일 지난해 추미애 전 장관으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자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정직은 정당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권경애 변호사 등과 함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조국흑서’를 집필한 공동 저자로 최근까지 '윤석열 캠프'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석열이형 TV’에도 출연해 윤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에 섰다.
서 교수는 “이 판결은 내게 충격이었다"라며 "기차 안에서 이 소식을 확인한 뒤 난 한동안 멍해 있었고, 허공을 쳐다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라고 전직 검찰총장 윤 후보를 신봉했던 마음에 금이 가는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어 "정경심, 김경수, 손혜원의 판결에서 보듯 문재인 정권 하에서도 사법부는 소신껏 판결을 내렸다"라며 "이번 사건이라고 해서 권력의 눈치를 봤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판부) 결론은 윤 전 총장은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권한을 남용했고 그래서 수사의 공정성을 해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정직 2개월이 양형 기준의 하한선보다 가벼울 정도라는 설명은 충격이었다”라고 연신 놀란 마음을 고백했다.
서 교수는 “대검을 비롯한 다른 검사들이 일제히 윤총장의 편에 섰던 것은 이게 오랜 세월 내려왔던 관행이었음을 암시해 준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윤전 총장이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이 다른 총장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그를 특별히 더 존중해줘야 할 이유는 사라지는 법이니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밝힌 것도 마땅찮다는 듯이 “그래서 난 윤총장이 이 판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내주길 바랐다"라며 "하지만 윤석열은 이번 판결을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징계’로 규정짓고 재판부가 오해한 부분을 찾아내 항소하겠단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난 윤 전 총장이 이 판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내주길 바랐다"라며 "이번 판결에 대한 (윤석열) 반응을 보며 그에게 처음으로 실망한다"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존재감 없는 1인에 불과하지만, 이제라도 윤 전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이들에게 사과드린다"라며 “추미애 씨, 이 건에 한정해서 욕한 거 사과드립니다. 제가 그땐 몰랐는데 윤 전 총장이 검찰권을 남용했었군요”라고 추 전 장관에게 고개를 숙였다.
조국흑서 저자들 중 서민 교수는 가장 적극적으로 윤 후보를 지지한 인물로 알려져 이번 공개 비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부터 그를 호평했던 진중권 전 교수를 비롯한 '조국흑서' 저자들이 최근에는 윤 후보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일이 빈번해졌다.
국힘 대선 경선주자들의 토론 때 윤 후보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온 게 드러난 뒤 미신 신봉 논란이 이어졌을 때 진 전 교수는 “조선 왕조에서도 왕궁에서는 주술을 금했다. 정치가 장난인가. 그렇게 절실하면 각 캠프에서 아예 돼지머리 상에 올리고 대권 기원 고사를 지내든지”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