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회화에 렌티큘러를 결합하여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배준성 작가의 개인전 'The Costume of Painter - At the studio'가 22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렌티큘러가 캔버스를 차지한 범위를 줄이고 페인팅 부분을 확장했다. 신작을 통해 렌티큘러에서 파생되는 시각적 환영을 회화 본연의 물성으로 풀어낸다. 어린이 그림과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명화를 주제로 초현실적인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작가는 ‘작업실에서 시리즈’로 작업실이라는 닫힌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를 펼쳐낸다. 아이들의 낙서를 비롯하여 폭포와 숲으로 이뤄진 대자연, 부분적으로 오려낸 명화를 한데 어우러지게 해 작업실 속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작가에게 작업실은 창작의 공간이자 상상력이 발현되는 공간이다.
작가는 평면회화에 비닐그림을 덧쒸우거나 평면회화에 렌티큘러를 결합해 다양한 공간감을 부여해 왔다. 신작에선 평면회화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렌티큘러 그림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작품속 또 하나의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배준성 작가의 작업화두는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레이어를 쌓아 가는 방식이 드러난다. 오래전 했던 ‘비닐 작업’은 한국모델 누드 사진을 서양 명화의 배경이나 포즈와 합성해서 그림바탕을 만들었다. 그 위에 옷을 입히듯 비닐에 색을 입혀 덮었다. 비닐을 들춰보면 모델의 누드가 드러나는 작업이었다.나중에 작가의 작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비닐에서 렌티큘러로 전환된다. 2,3개의 이미지가 겹쳐져 보는 각도에 따라서 옷을 입고 있는 상태로도 보이고 누드로도 보이는 렌티큘러 작품이다.
최근작에선 미술관을 배경으로 했던 2007년도 갤러리현대 전시와 달리 작업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07년도 작품은 세계 유명뮤지엄에서 찍어온 사진을 기초로 그린 그림속에 명화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그려져 있었다. 명화들 사이로 배준성의 작품이미지도 끼워 넣었다. 세계적 미술관에 그의 작품도 당당히 걸려 있는 모습이다.
이번 전시작품은 작업실이 배경이다. 여러 이미지들이 꼴라주 된 듯한 이미지와 숨은 그림 같은 작은 렌티큘러 그림이 화폭 공간에 레이어처럼 펼쳐져 있다. 그런 공간에 작가의 분신 같은 인물이 고뇌하는 등 여러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과정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작업실 공간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들이 과정과 내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은 성숙의 단계를 엿 볼 수 있게 해준다. '과정의 미학'으로 다다른 내면이기에 향후 중견작가로서 폭발력을 예감케 한다.
배준성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센터, 프랑스 보자르미술관, 루이비통 재단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