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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뜯어보기] CJ "사장도, 상무도 없애고 '경영리더'로 통합" 의의는?

이동근 기자 edgeblue@hanmail.net 입력 2021/12/24 14:38 수정 2021.12.27 16:55
1월부터 사장~상무 직급 통일 … "CEO 조기 성장 토대 마련"
삼성, SK도 직급 간략화 … '무한 성과주의' 시대 열리나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CJ의 임원 단일 직급 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J가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를 모두 '경영리더' 하나로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CJ(이재현 회장)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임원직제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승인하고 금번 임원인사에 적용,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30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삼성과 SK 등도 임원 직급체계 통합·단순화에 나선 것과 비교도 되고 있다.

 

CJ 이재현 회장이 지난 달 3일, 특별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CJ 이재현 회장이 지난 달 3일, 특별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최고 인재와 혁신적 조직문화.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 연차,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직급 단순화는 처우, 보상, 직책을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한다는 것이 핵심으로 보인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보직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실제로 사측은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발탁 및 경영자 육성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조치는 CJ의 위기의식과, 이를 해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CJ 이재현 회장은 지난 달 3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며,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며 자기반성을 하는 발언을 남긴 바 있다.

또 이 회장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최고 인재와 혁신적 조직문화"라며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 연차,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위한 하나의 발판이 이번 조직개편인 셈이다.

이같은 직급체계 변화는 CJ만 추진중인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도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했다. 부사장 직급은 향후 나이와 연공을 떠나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 가능한 임원을 중심으로 승진시켰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SK그룹도 지난 2019년 8월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임원 혁신안을 전면 시행하며 기존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됐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일한 바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은 젊은 인력의 전면 배치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는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약 10년의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을 전격 폐지해 30~40대의 초고속 승진 가능성을 키웠다. 올해 이미 올해 30대 임원이나 40대 부사장이 나왔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더욱 적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그룹 역시 올해 신규 임원 133명 중 74명을 30~40대에서 배출했다.

오너도 젊은 축에 속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모두 50대 초반이며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40대 중반이다. CJ 이재현 회장은 62세로 타 그룹에 비해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예전 그룹 총수들에 비하면 젊은 편이다.

이에 따라 그룹 내 '성과주의'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임원들의 적극적인 업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임원들 입장에서 보면 젊은 나이에 CEO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되면 아무리 연차가 높아도 밀려날 수 있는 위기에 처한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업들이 수직적인 명령 체계를 중시했다면 최근 기업 총수들은 철저한 성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성과중심 평가는 임원들의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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