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윤우진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 관련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 윤석열 후보가 윤우진 전 서장에게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후배였던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녹취록이 공개됐음에도, 결국 공소시효가 지났다면서 유야무야 넘어간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강범구 부장검사)는 윤우진 전 서장에 대한 수사 무마를 시도하고 인사청문회 및 국정감사에서 허위 답변서를 제출하거나 허위 증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윤석열 후보와 윤대진 기획부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윤석열 후보와 윤대진 검사장은 과거 검찰 내에서 '대윤' '소윤'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고, 윤우진 전 서장은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이다.

윤석열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인 2012년부터 2013년 8월경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최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가까운 후배(윤대진 검사장) 친형이다보니 괴로운 얘기를 들어준 적은 있지만 굳이 변호사를 소개할 위치도 아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지난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적이 없고 이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12월 한상진 당시 '신동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선 '윤우진씨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시켜줬고,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우진씨를 만나보라'고 말한 사실이 확인되며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윤석열 후보의 육성은 한상진 기자가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사청문회 당시 '뉴스타파'에 의해 공개됐다. 당시엔 윤석열 후보의 명백한 위증 논란에도 그가 검찰을 개혁할 적임자라는 여론이 컸기에, '뉴스타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고 다수의 후원회원들이 탈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사실상의 '검찰당 대표' 행보를 보인 데 이어 결국 제1야당의 대선후보까지 되면서 '뉴스타파'의 당시 보도는 크게 재평가를 받았다. 윤우진 전 서장도 지난 7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윤석열 후보가 자신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시켜줬다'고 인정했다.

또 윤석열 후보와 윤대진 검사장은 지난 2012년 7월∼2013년 8월 서울지방경찰청이 윤우진 전 서장을 수사할 때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6회 반려하게 하는 등 경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아왔다.

윤우진 전 서장은 당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대가로 육류 수입업자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2012년 8월 현직 세무서장 신분임에도 외국으로 도피했다. 8개월 뒤 태국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다시 풀려났다. 오랜 기간 해외 도피생활을 하고도 구속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그 뒤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1년 반 동안 묵히다 '받은 돈이 대가성이 없다'며 윤우진 전 서장에게 면죄부를 줬다. 결국 검찰 조직의 고질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다.

한편 윤우진 전 서장은 지난 2017~2018년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부동산 사업 허가 관련 청탁과 함께 1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구속된 윤우진 전 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도 추가 수사를 받아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임대혁 부장검사)는 이날 세무 업무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세무사 및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2억원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윤우진 전 서장을 추가 기소했다. 다만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현금 2천만원 및 1천만원 상당의 갈비 세트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