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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과 국가부도의 날이 말하지 않은 것....
기획

실업률과 국가부도의 날이 말하지 않은 것..

박해전, 정은미 기자 입력 2019/04/01 11:15 수정 2019.04.01 11:28

[박해전, 정은미 기자] 수출과 국민총생산이 높아져도 올 2월에 발표된 한국의 전체 실업률은 4.6%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민생경제가 왜 위기의 연속이고 가계부채는 해마다 늘어만 가는지 그 원인과 해법을 바로알기는 쉽지 않다. 일반 대중은 그동안 한국경제의 구조적 모순과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민생고를 겪어왔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년 11월 28일 개봉)은 이와 관련한 진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영화는 1997년 김영삼 정권 집권 시기 대한민국 경제주권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넘어가는 위기상황을 다루고 있다.

영화 국가부도의날 이미지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실업이 일상이 되는 세상, 청년실업률(20~29세)은 9.5%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으며, 이는 실질적으로 은퇴시기를 지난 60세 이상 실업률을 제외하면 전연령대 대비 약 3~4배가 높다.

그런 세상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IMF체제를 반대하는 주인공,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라며 국제통화기금 총재의 무리한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고위관료,  ‘이미 국가부도가 시작되었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금융업자, ‘버틸게요, 반드시 버틸게요’라며 고통을 감수하는 소시민 배역을 통해 국제통화기금의 식민지로 전락하던 당시 한국경제의 상황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관객들은 <국가부도의 날>을 보며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던 분명한 사실, 20여 년 전 김영삼 정권 때 이미 한국경제가 망하여 국제통화기금의 식민지로 전락한 역사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통계수치가 장바구니물가처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불신한다. 다음 몇 가지 용어를 이해하면 왜 현실과 다른 통계수치를 발표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통계의 속임수(긍정적으로 통계의 마법)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의 연장인 김영삼 정권 말기에 이런 망국적 국가부도사태를 불러온 원인이 무엇이며, 근본 해법이 어디에 있는지 직접 해설해주지는 않고 있다.

당시 김영삼 정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함으로써 경제선진국에 진입했고 최고의 경제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선전했기에 예기치 못한 국제통화기금 체제로의 전락은 민생경제에 상상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주었다.

한국경제가 1997년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권력교체기에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하게 된 근본 원인은 외세에 의한 민족분단이다. 그로부터 통일적 민족자립경제는 가로막히고 이승만 정권이 군사주권마저 미국에 넘기면서 외세의 ‘원조’에 기대는 예속경제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박정희 쿠데타 정권은 더욱이 미국의 사주 아래 1965년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체결하고 1979년 10월 26일까지 유신독재로 장기집권하면서 미국과 일본 자본에 의존한 차관경제에 매달려 외국자본의 논리가 한국경제에 관철되는 ‘고속도로’를 놓았다.

미국의 비호 아래 광주학살을 통해 박정희를 이은 전두환 반란정권과 그 연장인 노태우 정권, ‘3당 야합’으로 집권한 김영삼 정권에서 더욱 빠르게 진행된 신자유주의 ‘세계화’ 개혁 개방의 귀결은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고 주권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치욕스런 한국경제의 파국은 외세가 강제한 민족분단경제의 구조적 모순과 외국 자본의 논리가 지배한 신자유주의 개혁 개방의 필연적 결과이다.

단재학술상을 받은 박현채 선생의 저서 <민족경제론>과 <한국경제구조론>은 이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역대 정권의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부정축재도 물론 민생경제를 어렵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정희 쿠데타정권이 장기집권하면서 해외로 빼돌린 부정축재금을 밝혀내 모두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50년 만의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한 김대중 대통령은 서민들의 ‘금모으기 운동’ 성원을 받으며 각고의 노력으로 임기 안에 국제통화기금에 넘어간 경제주권을 되돌려 받았지만 한국경제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초국적 자본 국제통화기금은 한국경제 신탁통치 초기에 이미 구조조정에 필요한 정리해고제,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철폐, 시장 개방 등 신자유주의적 제도개혁을 관철시키고 국내은행 7할을 소유 지배하는 등 금융시장을 장악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 코리아’ 열풍을 일으켜 ‘문전옥답’과 알짜기업을 닥치는 대로 야금야금 먹어치웠다.

다국적 자본은 이처럼 ‘개혁 개방’한 신자유주의 제도와 금융시장의 지배를 통해 한국경제 안에서 지배 통제력을 계속하여 행사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확보했다. 더 이상 IMF를 내세워 이익을 취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공동 서명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민족통일경제의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관광 사업이 시작됨으로써 민생경제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상봉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선언을 채택함으로써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치면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안겨주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시장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지며 물가 안정과 남북경제협력에 힘써 피폐한 한국경제의 회생을 도모했다. 그리하여 임기 말인 2007년 4분기에는 실질 국민총소득이 실질 국내총생산을 앞지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민생경제의 출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하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건설한 민족통일경제의 상징인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용납 못할 범죄를 저질렀다.

남북경협을 차단하고 외세와 재벌을 대변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민생경제의 희망은 사라지고 국가채무와 가계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 취업 주택 인간관계 희망 외모 건강을 포기하는 ‘9포 세대’라는 말이 떠돌게 되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외국자본이 몸통을 차지하고 재벌은 깃털, 빚더미에 눌린 가계는 빈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한국경제의 실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국민총생산을 높이고 수출을 늘려도 한국경제를 지배하는 외국자본이 과실을 먹고 국민은 나눌 떡이 없게 되었다.

민생경제는 이런 민족분단경제의 적폐를 청산하고 가계부채, 청년실업, 복지 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민족통일경제로의 대전환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생경제의 해법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련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오롯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삼천리 금수강산을 평화와 남북공동번영의 보금자리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방도들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해 민생경제를 살리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실천에 매진함으로써 하루빨리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하여 민족통일경제의 대동맥을 잇고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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