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거창=정병기 기자]경남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가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를 위해 추진한 상표권 이전 협상이 양측의 주장 금액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군은 지난 2일 군 의회 주례회의에서 상표권 매입과 관련한 감정평가 추진사항을 보고하고, 3일 언론에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그간의 추진경과를 설명했다.

군은 이날 군 의회 보고에서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 측 감정평가 결과에 오류가 많고, 평가금액의 차이가 커 재 감정을 요구한 상태”라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상표권 이전과 관련한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 2016년부터 두 개의 연극제가 열리는 등 파행을 겪어오면서 민선7기 출범 후 연극제를 조속히 정상화 해 여름형 종합예술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12월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로부터 상표권을 이전, 연극제 주최를 거창문화재단으로 일원화하기로 하고, 상표권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가격을 결정하기로 하는 등의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군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가 지난 1월부터 변리사와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로 평가팀을 구성해 의뢰한 2월 7일 감정가결정위원회 회신 결과 감정평가액의 차이가 커 상표권 이전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군 의회에 따르면 군이 의뢰한 감정평가액은 11억 원,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가 의뢰한 감정평가액은 27억 원 정도로 양측의 감정평가액에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 것. 이에 군은 지난 2월 22일과 지난달 19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 측 감정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 감정을 요구했고,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는 지난달 5일과 19일 재 감정 수용 불가와 계약 이행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다.

군은 지난 2일 이러한 내용을 군 의회에 보고했고, 보고회장에 참석한 지역신문 A 기자가 당일 인터넷 기사에서 “군이 계약을 해약할 경우 배상액만 10억 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는 군이 계약을 해약하려면 ‘연극제집행위원회에서 선임한 감정평가팀 비용의 20배를 배상해야 한다’는 계약서 조항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군은 이 조항은 양측이 계약을 해약하지 않고 성실하게 이행하자는 취지에서 작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은 “상관례 상 당사자 중 일방이 ‘해약하겠다’는 명시적인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만 해약이 가능하나, 군은 해약할 의사가 전혀 없으므로 배상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일자 경남지역 B일간지는 “군이 상표권 매입을 연극제 정상화 방안으로 내놨지만, 상표권 매입도 해약도 못 하는 꼴이 됐다는 지적”이라며 “최근 지역사회에서는 군이 계약을 미루며 집행위에 20배의 해약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감정가 결정 이후 계약을 해지하면 ‘집행위 평가팀의 감정가를 배상하고 해약해야 한다’. 이는 계약서에 명기된 해약 책임에 관한 조항 때문이다. 계약서에는 감정가결정위원회 개최 전 해약 시 상대 측 평가팀 선임비용의 20배를 배상해야 하고, 감정가결정위원회 개최 후에는 상대 측 감정가를 배상하고 해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군이 상표권 매입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하면 집행위 감정가 27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으나, 군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고자 하나, 부당한 감정평가에 따를 수 없어 재감정을 요구하는 중”이라며 “군은 해약 의사가 없으므로 위약금 배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와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연극제를 조속히 정상화해 군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투명한 연극제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항변했다. 다만, “감정결과에 ‘현저한 감정가 차이’와 ‘수치적 오류’가 있는 이상 정당한 감정으로 볼 수 없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감정이 되도록 집행위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민들 또한 “연극제는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군민들이 일궈온 대표 문화행사”라며 “혈세를 동원해 상표권을 이전하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이어 “상표권 이전가가 터무니없이 높게 매겨질 경우 상표권 이전 반대 운동과 상황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의회 또한 “상표권 이전가액이 군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라며 “군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가 상식적 수준에서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군관계자는 “많은 노력에도 상표권 이전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군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며 “앞으로 연극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