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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어느 노모의 삶이 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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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어느 노모의 삶이 시로 거듭 나다

박명자 기자 입력 2019/04/15 14:36 수정 2019.04.22 09:57
<행복 차>

내 나이 일흔하고도 두해를 넘겼다. 이제 일흔이 아닌 일곱 살 아이가 되어 글을 배워간다.  이 나이에 공부해서 뭘 할까?
이런 나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한밭무지개학교(이규범교장)’에서 공부 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퇴직하신 전직 선생님들께서 봉사해 주고 계신다.  지난 13일에는 검정고시를 봤다. 이번 시험에는 꼭 합격해야 되는데. 난 시인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들을 시로 표현해보고 싶다.

박명자 예비시인

배우고 책장을 넘기면 앞장의 기억은 하얗게 변한다. 설명을 듣고 또 듣고 자꾸만 잊어버리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어 본다. 자식이 학교에 들어가 공부 할 때마다 공부하지 못했던 나는 오히려 자식이 부러웠다.

학교에 다녀와 물어 볼 때면 난 아무런 대답도 해 줄 수 없었다. 글자도 모르는 나는 아는 척 조차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자식들은 무탈하게 잘 자라 주었다. 출가하여 어느덧 손주들도 잘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묻고 살아왔던 공부를 이제라도 시작해 봐야겠다. 한 글자 한 글자 배워갈 때마다 살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잊으면 또 하고 잊으면 또 하면서 반복하다보니 검정고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수학을 지도해주러 봉사오신 성 향선생님(세계청소년영재인선기자단연맹대표)이 내게 물으신다. “공부해서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난 곧 바로 대답했다.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하며 그 동안 써왔던 시 몇 편을 보여 드렸더니 격려를 해주신다.  격려의 말에 용기가 나는 듯하다. 시인의 꿈 씨앗을 심을 때가 되었나 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자식들의 삶을 바라보니 생각이 떠오른다. 부모의 사랑 속에 자라난 자식들의 가정 또한 행복 한 것 같다는 마음에 한편 써 본다.

<가정시>
가정을 사랑하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고
내 몸을 돌보고
내 마음을 다스리니
마음이 편안하고
내 가족 내가 지키니
온 가족이 편안하다.

또한, 이제라도 공부 할 수 있는 나는 무척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가족이 있어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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