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진주=정병기 기자]지난 2월 15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미세먼지 특별법’)이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지금까지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에서만 시행되던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할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경남 진주시도 어린이에서부터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등 미세먼지 줄이기와 대기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과기대 박정호 교수는 이달 ‘경남도 미세먼지 발생원별 조사용역’ 중간보고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표를 했다.
박 교수는 “경남도내 창원, 양산, 김해 등 대단지 공업도시와 비교했을 때 진주시의 봄철 미세먼지 고농도 일수가 더 많이 조사되고 있다”며 “이는 진주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진주시에서 발생하는 것보다는 외부의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그 한 예로 남서풍이 부는 날 하동화력, 여천산단, 그리고 광양항 등 진주시의 남서 방향에 위치한 대단지 오염배출원이 바람을 타고 진주시로 유입돼 체류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진주시보다 남동방향에 위치한 창원, 김해와 비교 했을 때 진주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측정되는 것은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용역이 완료되면 어느 정도 그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진주시 내부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자동차 등록대수와 인구증가를 앞서는 가구 수의 증가로 인한 냉·난방기의 증가 등은 진주시의 미세먼지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진주시내 배출가스 5등급 이상의 차량은 2만4000대에 이르며 이는 총 자동차 등록대수의 19%에 육박하는 숫자다.
지난달 환경부에서 발표한 서울시의 배출원별 질소산화물(초미세먼지 전환 원인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질소산화물 배출원으로 1위는 도로이동오염원(자동차)에 의한 영향이며, 2위는 비산업 연소 즉 난방용 보일러 등에 의한 배출, 그리고 3위로는 비도로이동오염원(건설기계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서울시를 기준으로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서울시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들은 그와 유사한 패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로오염 저감 노력
이에 진주시에서는 질소산화물의 발생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먼저 도로이동오염원(자동차)의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대책으로 오래된 대형 경유차의 조기폐차를 유도하고 이에 대처할 친환경자동차의 전환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먼저 노후 대형 경유자동차의 조기폐차 지원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진주시에서는 5억1800만 원의 사업비를 편성해 노후경유차 중 대형차량 300여대를 우선적 대상자로 선정해 폐차를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대형 물류차량의 경우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돼 폐차가 원할 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PM, NOx저감장치 부착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8대 정도 부착할 수 있도록 사업비를 편성했으며, 대당 1500만 원 정도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이와 함께 진주시는 전기자동차 구매자에게 국·도비를 제외하고도 500만 원의 시비를 추가해 대당 1700만 원의 보조금을 편성해 이달 중 63대를 보급 완료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전기자동차 전환에 대한 욕구가 높아 1차 추경을 통해 30대분 5억1000만 원을 추가 편성해 오는 6월 중 보급을 완료하고자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대형 시내버스를 친환경차량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지난 2005년부터 14년 간 추진해 시내버스 254대중 187대의 차량이 천연가스 차량으로 전환해 도로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비산업부문 미세먼지 저감 노력
진주시는 이와 더불어 두 번째 원인으로 알려진 비산업 연소 즉 난방기에 대한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진주시는 서부경남의 주거 중심도시이며, 5개의 대학에 3만6000명의 대학생들이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자료에 따르면 진주시 인구는 34만5987인으로 14만5153의 가구 수가 등록돼 가구당 2.3인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학을 중심으로 한 나 홀로 주거형태인 원룸을 감안하면 난방보일러는 거의 인구수에 가깝다고 예견할 수 있다.
이 난방보일러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로 전환해 진주시 미세먼지의 두 번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진주시에서는 난방보일러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산업용 보일러를 저녹스 보일러로 전환하는 사업을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해 지난해까지 52대의 대형보일러(1t 이상)를 저녹스 보일러로 교체 완료했으며, 올해는 2대의 보일러를 교체 중에 있다.
또한 가정용 일반보일러를 저녹스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대당 16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저녹스 보일러 보급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50대의 보일러를 저녹스 보일러로 교체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안전 시스템 구축 진주시에서는 이와 별도로 미세먼지 알림서비스 강화를 위해 미세먼지 알림 신호등을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변에 설치 중에 있다.
이는 미세먼지 뿐 아니라 현재 환경부에서 운영 중 인 ‘우리동네 대기질’ 알림서비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오존, 황산화물 등 10종의 자료를 표출할 수 있는 신호등이다.
이와 병행해 도로이동오염원인 자동차에 의한 미세먼지로부터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안심회피시설을 설치 계획 중이다. 도로이동오염원 즉 자동차에 의한 미세먼지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은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걸 의미함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버스정류장 3곳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안심 쉼터를 오는 7월 중에는 완료할 예정이다.
이 시설이 설치되면 겨울철 혹한, 그리고 봄철 미세먼지에 대한 안전대피시설로써의 기능과 함께 실내 넝쿨식물을 식재하는 방법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추가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함께 자가용 이용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진주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만 시행되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지난 2월 15일자로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된 이후 진주시에서도 벌써 2번씩이나 고농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이제는 미세먼지주의보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이에 진주시는 5세 미만의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지급했고, 향후 유치원생 및 초등학교생과 중·고등학생 중 호흡기질환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가로 마스크를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 2월에 534개 경로당에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공기청정기 설치를 마무리했으며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임대사용 비용 전액을 지원한데 이어 초·중·고에도 지원 계획이다.
◈시민과 보폭 맞춰 미세먼지에 대응
시는 이와 같은 조치가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생활환경을 추구하는데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이를 계기로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생활습관을 홍보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2일은 제49회 지구의 날이다. 그리고 18~22일까지가 환경부에서 지정한 제11회 기후변화주간이다. 지구의 날을 맞아 지구의 환경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를 담는 행사를 전국 지자체마다 마련하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5일 조규일 시장이 시청 직무실에서 ‘#매일 맑음 하나’라는 실천운동을 선언하면서 지구의 날 홍보 캠페인의 장을 열었다.
이날 조규일 시장은 이 캠페인에 ‘가까운 곳, 함께 걸어가실래요?’라는 문구를 적으면서 자동차 덜 타기 운동에 동참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이 캠페인은 미세먼지, 폭염 등 각종 환경변화에 따른 재난을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아 그 근본을 개선해 나가는 것과 함께 우리 스스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순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자는 운동이다.
이필수 규제개혁담당에 따르면 이 캠페인 외에도 기후변화주간에 BNK경남은행의 후원으로 경로당 1개소에 쿨루프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며,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비봉산 도시숲을 시민들과 함께 걷는 ‘쑥떡 쑥떡 산책길’을 준비해 도시숲이 시민들에게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있음을 알려 나가기로 했다.
지난달 농촌진흥원 보도 자료에 따르면 거실 20㎡에 잎식물 화분 3~4개를 두면 초미세먼지 20%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으며,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큰 나무 한그루가 흡수하는 대기열은 15평형 에어컨 15대를 5시간 이상 가동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서 볼 수 있듯 미세먼지, 폭염 등 기후변화로 생긴 각종 재난에 대비하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적인 대안은 도심 주변으로 숲을 가꾸는 것이다.
진주시의 경우 이미 그 대안으로 비봉산 숲 가꾸기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미세먼지나 폭염은 우리의 삶속에 재난으로 다가올 것이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할 것이다. 이를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국가는 국가의 위치에서, 진주시는 진주시의 위치에서, 시민들은 시민들이 있는 그 자리에서 각자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다음세대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할 때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진정한 아젠다(Agenda)가 실현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