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국제=박나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인구조사에서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물으려던 계획 대신 모든 주 정부에 비시민의 숫자를 파악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민과 비시민, 불법 이민자가 이 나라에 있는지 믿을 만한 통계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오늘 행정명령의 결과로 2020년 인구조사 때 미국 내에 있는 시민, 비시민, 불법 이민자의 정확한 숫자를 확신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구조사의 시민권 질문이 무의미한 소송에 의해 지연돼왔다면서 불법 이민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민주당의 의도를 비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강경정책과 관련, 최근 미 국경지대에는 이민자 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미 남서부 국경지대에서 체포된 이민자 수가 10만4344명으로, 전월(14만4278명)보다 28% 줄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샌디에이고의 한 비영리 이민자 보호소의 예시를 들며, 시설 인원이 모자라 다른 보호소로 보내기도 했던 곳에 지금은 텅텅 비다시피 하고, 지난 5일엔 단 한 명의 이민자도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불법 이민자 유입, 국경장벽 확대 등 강경 이민 정책을 펼쳐왔다. 관세 압박을 통해 멕시코가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오는 10월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세율을 25%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자국 남부 과테말라 국경의 방위군 배치 등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권 보유를 묻는 계획을 철회한 것은 지난달 28일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 때문이다. 지난 28일 연방대법원은 18개 주(州)정부가 인구조사에 시민권 보유 질문을 포함하는 정책에 반발해 제기한 소송에서 주정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주정부들은 해당 항목이 포함될 경우 응답자수가 줄어들어 통계상 인구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