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장마가 일찍 꺾여 무더운 여름이 올랐다. 지난 주말, 연극 <수상한 궁녀>의 인기에 보답과 홍보 차 “수상한 궁녀”들이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플래쉬몹 이벤트를 펼쳤다.
이들은 연극 <수상한 궁녀>에 출연 중인 배우와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들로 이루어 졌다.
거리로 나와 시민들 사이를 몰래 숨어다니는 “궁녀 4명”과 수상한 궁녀를 잡으러 다니는 “군졸로 상징되는 6명”이 대립으로 이루어져 밀고 당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대학로 극장장으로 피서도 하고, 문화도 즐기는 1석 2조의 데이트 코스를 즐길 수 있다.
“경험 많은 처녀“로 후사 없는 임금 씨받이로 간 ”흥부의 처”라는 발칙한 상상력으로 눈물 나는 에로코미디 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그러나 연극 <수상한 궁녀>는 위정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작품으로 시작부터 폭소가 쏟아지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다.
가공된 극적 페이소스인데도 현실과 닿아있는 아이러니는 보는 이를 먹먹하게 만든다.
특히, 너와 내가 분리되어 갈리는 시대에 국민의 편에 서주길 바라는 작품으로, 무거운 주제를 희극과 비극을 오가며 담아, 관객의 극적 표현양식과 소양이 요구되는 작품이어서, 가벼운 웃음을 기대할 수 없는 정극이기도 하다.
연극<수상한 궁녀>는 오는 2016년8월14일까지 혜화역2번 출구 인근의 “공간 아울”에서 올려지며, 하반기 전국투어를 위한 준비 중에 있다.
문화부 이승훈 기자 whoplu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