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다리 밑에서 알 수없는 트라우마에 휩싸여 아파하고 있는 한 남자가 크리고 앉아있다.
그 남자는 때때로 ‘나도 사랑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마침 산책을 나온 여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그녀의 애완동물인 암컷고양이를 사랑하게 된다.
남자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성당에 계시는 신부님에게 찾아가 고해성사한 결과, 용기를 가지라고 조언을 받는다.
하지만 역시 그의 고백은 실패로 돌아가고 또한 고질병으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남자는 다시 고백을 하려 곧장 여자의 집으로 찾아가 암컷고양이에게 고백을 하려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전신거울에 비친 자기모습을 바라보는데...
연극은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는 욕망을 ‘내’가 아닌 ‘타인’이 행하는 것을 몰래 엿보는 심리를 유도하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근친상관’과 같은 맥락에서, 인간이 동물을 사랑하거나, 동물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금기 적 이슈’를 논한다.
손현규 연출은 "무대의 꾸밈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연극의 고유 미학이라면, 연극은 상상력의 무대"라며 포스트 미디어 세대의 복합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미니멀니즘으로 "없음"을 기본적인 구도 삼았다.
단조로움은 배우들의 몸짓과 상징적 언짓의 오마주로 관객을 자극한다.
인간 역시 동물이라는 태생적 원류로 접근하려는 상상력으로 작품의 주제인 과연 종(種)을 넘는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금기 적 이슈’를, 관객들의 ‘있음’을 통해 빈 무대에 형상화하는 <창작집단 꼴>의 신선한 시도에 박수를 준다.
이준석 기자 whoplu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