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지금도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손지훈 기자=]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각종 의혹에 대해 1차 소명을 한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해명과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후보 지키기에 총력을 펼칠 것으로 보이고, 자유한국당은 조국 후보자 딸 관련 의혹 등 쟁점들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이다.
이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6일 오전 10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시작됐다. 법사위 소속 18명이 이날 청문회 청문위원으로 나선다. 더불어민주당 8명, 자유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이다. 청문위원장은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주질의는 위원 한 명 당 7분 동안 진행된다. 첫 번째 주질의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했다. 자한당은 장제원 의원으로 이어 여야 번갈아가며 질의가 계속된다. 그런데 여야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과 '의사진행 발언' 여부를 두고 시작부터 충돌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통상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듣고 시작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자한당 측에서 “서면으로 대체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여야가 차수변경 없이 오늘 안에 청문회를 끝내기로 한 만큼, 야당이 신속하게 진행해 의혹을 최대한 많이 검증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날 김도읍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조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앉는 것 자체가 국가적 망신이라며 조 후보자와 그 가족들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불거진 것은 사상최악이라면서 국민들은 이러한 조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듣고 싶지 않다"며 "바로 서면 대체하고 질의 답변에 들어가자"고 단정적으로 잘랐다.
이에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송기헌 의원은 "후보자를 질책하는 듯한 발언, 청문회를 흔들어놓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면서 "후보자를 조롱하거나 모욕주는 행동은 하지말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청문회를 연 이상은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하며 후보자의 모두발언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후보자에게 “짧게 모두발언을 해달라”고 했다.
조 후보자의 압축된 모두발언이 끝나자 여 위원장은 여당 측의 “의사진행 발언 없이 질의를 시작하겠다”고 해 또 다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김도읍 의원만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조 후보자 비난 공세로 청문회가 시작되자 여당에서도 의사진행 발언을 달라며 반발했다. 그런데도 자한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은 생략하면서 초반부터 논란이 일었다.
여 위원장은 “차수 변경 없이 오늘 중으로 끝내려면 엄격히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바로 질의에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송기헌 간사 등 여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보장을 요구하면서 회의 진행이 지연됐다. 그러나 여 위원장은 김도읍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만 듣고 청문회 질의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질의에 나선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일본에 경제보복으로 인한 갈등 국면에서 민정수석이라는 공직자 신분에서 한일 갈등에 대해 매국 발언 등 거친 언행을 하기도 했다”며 지적했고 조 후보자는 “돌아보니 거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질의에 나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축하한다"며 "이런 비난과 의혹을 받으면서도 법무부장관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개인이 하고 싶은 게 문제가 아니다. 4주 동안 검증 받으면서 가족은 차치하더라도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식구 돌보고 싶지만 마지막 공직으로 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생각해 고통을 참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저는 지난 2년간 문재인 대통령 특히 조국 민정수석을 집권여당의 청와대 정부의 누구보다 더 큰 정의를 위해, 즉 개혁과 진보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지지했다"며 "지금도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두 개의 조국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하나의 조국은 주옥 같은 글을 쓰든 진짜 좋은 조국이고, 다른 조국은 너무나 많은 의혹 받는 조국"이라며 "최소한 부인과 딸은 어떠한 도덕적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두 명의 조국 말씀에 대해 뼈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거의 대부분 알지 못하는 일이다. 저희 딸도 마찬가지다. 아내의 경우 제가 아는 부분도 있고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밝혀질 것"이라 언급했다.
조 후보자는 '청와대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내란음모' 수준이라고 말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질의에 "법무부는 법의 길이 있고 검찰은 검찰의 길이 있다"며 "(청문회가 끝나고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과잉된 발언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양측(청와대와 검찰)이 일정하게 서로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 후보와 표창장 논란 이후 통화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인정하며 "송구하다고 말씀드리고 사실대로 밝혀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장제원 자한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여상규 '제 3자 관련 질의와 검찰 수사 비판 용납 안해' 독선 진행
청문위원장으로 나선 법제사법위원장 여상규 자한당 의원은 청문회 시작에 앞서 “후보자 청문과 관계없는 제3자와 관련된 질의 내용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한다든지 비난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운을 뗐다. 이에 여당 위원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 ‘무슨 권한으로 그렇게 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청문회 답변에 나선 조국 후보자에게 잇따라 짧게 답변하라고 요구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에게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경위를 말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날 제 처(정경심씨)가 너무 놀라서 총장님께 전화해 ‘(상 시상을) 위임해 주신 거 아닙니까’ 물었고 최 총장은 안 했다고 답변한 것 같다”면서 “제 처가 너무 흥분한 상태라 진정하라고 하면서 총장님께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제 처가 이러니 조사를 잘 해 주시라’ ‘죄송하다’ 이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가 답변하던 중 여 위원장은 “후보자는 짧게 답하라. 취지는 이미 나왔다” “미주알 고주알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주민 의원과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말을 자르면 어떻게 하냐” “청문회 아니냐”면서 항의했다.
박주민 의원은 “후보자 딸이 분명히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청소년 영어 에세이 첨삭이나 영어와 관련해 여러가지 (활동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조 후보자 딸 조모씨(28)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허위 수상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는 금태섭 민주당, 박지원 무소속, 주광덕 자한당, 김종민 민주당, 김진태 자한당, 박주민 민주당, 채이배 바른미래당, 백혜련 민주당, 정점식 자한당, 이철희 민주당, 이은재 자한당, 정성호 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순서로 질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주질의는 법사위 민주당 간사 송기헌 의원 이후 법사위 자한당 간사 김도읍 의원 질의로 주질의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