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다페르튜토 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 신작 <아방가르드 신파극>(작/연출 적극)이 오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아방가르드 신파극>은 남산예술센터가 올해부터 새롭게 시도하는 개념 기반 연극의 첫 작품이다. 기존 희곡 텍스트 기반 창작 작품뿐 아니라 연극의 정의를 질문하고 그 범위를 확장하는 새로운 양식 실험에 도전하는 연극들 또한 수용키로 방침을 정했던 공동제작 공모 당시, ‘신파극’이라는 참신한 소재와 그에 대한 실험적 접근법이 궁금증과 기대를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받으면서 올해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오늘날 ‘신파’는 ‘새로운 물결’이라는 본래의 뜻과 달리, 주로 과장된 감상성과 눈물을 자극하는데 혈안이 된 진부한 드라마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19세기 일본에서 등장했던 당시 새로운 연극 양식으로 떠올랐던 신파는 왜 오늘날 가장 진부한 존재로 전락했는가? <아방가르드 신파극>은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신파극의 역사를 파헤친다.
특히 적극 연출은 신파극이 일본 가부키의 원형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가부키와 달리, 최초 발생 당시의 가부키는 혼돈한 양상을 보였을 뿐 아니라, 근본 없는 미천한 연극이었다.
<아방가르드 신파극>은 본래의 가부키와 인형 조루리, 후류모노 등의 다양한 형식을 무대에 불러들이고 여기에 멜로드라마와 무성 영화 같은 시대적 산물을 뒤섞어, 신파극의 본질과 가능성을 질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 ‘아방가르드’와 ‘신파극’을 병치해 구파에 대항해 나왔으나, 신극에 밀려 온전한 근대극이 되지 못한 신파를 오늘날의 새로운 시작으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다.
적극 연출은 지난 2010년 팀명이지 공연명인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작은 단위의 연극 만들기를 하는 연출가로, 그동안 일관된 서사 구조가 아닌, 장면에서 장면으로 흐르는 에피소드식 서사와 다양한 오브제들을 파격적으로 사용하는 강렬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
이번 <아방가르드 신파극>에서는 신파라는 역사적 소재에 대응해 기존 연극의 경계를 발랄하게 무시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연극에 대해 치밀하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선보인다. 음악 같은 연극, 무용 같은 연극, 전시 같은 연극,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무엇보다 연극다운 연극이 맹렬하게 흐르는 현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전에서 조명의 온.오프, 즉 연극의 큐(cue)를 전시 관람객들이 직접 실행하면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드는, 전시회 공간을 대상으로 한 독특한 실험을 감행했던 적 연출은 이번 무대에서도 도발적인 실험을 감행할 예정이다.
일본 전통 수레인 후류모노의 형태를 빌어 무대 위에 또 다른 객석을 만들어 거울상과 같은 기묘한 무대 형태를 제시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관람과 주목의 대상이 된다. 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어던 미학적인 아이디어로 해석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