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뮤지컬 <개, 그놈 그리고 그녀>가 무대에 올렸다.
오직 소리로만 진행되는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로 관객은 불편하게 안대로 눈을 가리면 공연이 시작되면, 귀로만 들으며 극 중 인물과 이미지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춰 따라간다.
등장인물 기대중은 동네에서 손가락질 받는 건달이다.
한 때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꾸기도 했지만, 갑작스런 병으로 한쪽 눈이 실명되며 실망감에 막 사는 인생으로 전락한다. 더구나 얼마 전 상대의 업신여김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둘러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유기견 보호소로 오게 된다.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으면서 사회성이 떨어지고 폐쇄적이 되어가는 주인공이 주변의 관심과 기회로 스스로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다름도 인정하는 성장 통이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상처로 두려움을 갖고 살아가는 연약한 존재로 함께 사는 사회의 순수한 인간애를 보여줍니다. 흠결을 보듬고, 나의 좌절을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으로 얘기한다.
공연은 상처받고 버림받은 인생의 낙오자들. 의도하지 않은, 어쩔 수 없는 삶의 형벌을 받은 장애인들이 함께 서로를 배려하는 무대로 꾸려졌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새로운 경험과 자신의 태도 변화에 새삼 놀라기도 하며 특히 가족관객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개, 그 놈 그리고 그녀>는 이달 8월 31일까지 대학로스타시티빌딩 마리카아트홀2관에서, 전석 무료이며, 관람 후 후원금 자유모금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아래는 이번 작품의 연출가 "기홍주" 씨의 인터뷰 내용이다.
영국 유학 등 장래가 밝았던 후천적 장애인이자 연극인 기홍주가 주축이 되어 예술적 재능이 있는 장애인들과 함께한 전국 각지의 다양한 공연을 통해 상처받은 삶의 희망을 쏘아 올렸었습니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나 공연의 형태로는 장애인 예술가들의 삶은 개선되기 힘들고, 지속적인 ‘직업’으로서 가치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2015년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전국 각지에 예정되어 있던 초청공연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어 함께하는 장애인 예술가들은 생존의 심각한 위기 앞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지원에 의존하는 형태로는 궁극적인 재능발휘와 동등한 삶은 불가능하다고 의견이 모아져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재능 발휘를 모색하였습니다.
장애로 인해 움직임도 불편하고, 정상인과 동등한 수준의 공연은 불가능하겠지만, 더 섬세하고, 더 진정성 있는 예술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보고자 한 결과물이 “Blind Musical <개, 그 놈 그리고 그녀>”입니다.
블라인드 뮤지컬은 어쩌면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불편한 장애인 출연자들은 스탠딩 뮤지컬로 공연을 진행하고, 관객들은 모두 안대를 쓰고 공연을 관람합니다.
오직 소리, 노래를 통해서 감정을 교류하고, 소통하고자 합니다.
일회성, 일일 행사의 개념의 지원에서 탈피하여 한 달이라는 긴 기간 동안 매일 공연을 하는, 직업 예술인으로 새롭게 도전하고자 합니다.
본 블라인드 뮤지컬 <개, 그 놈 그리고 그녀>를 통해 전국의 다양한 장애인들과 소통하고, 일반인들과 교류하며 상처받은 삶을 보듬고,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자 합니다.
(인터뷰 이준석 기자)
<장애인 극단 아름다운 친구들 소개>
2015년 단체결성
2016년 신규 설립.
2008년~2015년간은 구성원 대부분이 “꿍따리 유랑단” 소속으로 전국 각지에서 공연하며, 일회성 보다 비장애인과 동등한 경쟁의 기회를 갖고, 장애인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았고, 우리가 무엇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주고, 어떻게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1개월간의 공연을 시작으로 스스로 자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출연진 소개>
이름 | 현직 / 주요경력 | 사업 참여시 역할 | 장애유형 및 급수 |
김민지 | 대표/ 장애학생 음악경연대회 최우수상, 코리아 갓 탤런트 Top10 등 | 대표 출연자 | 시각장애 1급 |
기홍주 | 상임연출/ 동숭아트센터 무대감독 한영애, 이소라, 양희은 콘서트 꿍따리 유랑단 상임연출 | 연출 출연자 | 시각장애 1급 뇌병변 4급 신장 5급 |
나용희 | 가수/ KBS 전국장애인가요제 장려상 음반 2건 발간 KBS, MBC, SBS 등 다수 출연 | 출연자 | 지체장애 3급 |
이창원 | 1988. 5 제2회 부산MBC 신인가요제 금상 수상 연극 태화강, 오페라 라보엠,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뮤지컬 귀신고래, JOY필하모니 협연 오페라 마술피리, 뮤지컬 윤동주, 오페라 사랑의 묘약, 뮤지컬 오페라 스타, 오페라 피노키오 외 다수 | 출연자 |
|
이성미 | 영어 선생님 | 출연자 |
|
김현우 | 희곡작가, 방송작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시 <푸른 하늘의 밤> 소설 <그래서 그랬던 거야> | 작가 | 시각장애 1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