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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 기증작가 초대전, ‘강봉규의 사진:인간극장’..
문화

SeMA 기증작가 초대전, ‘강봉규의 사진:인간극장’

[문화] 김은영 기자 입력 2016/09/07 19:56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강봉규 작가/자료사진

[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SeMA기증작가 초대전 <강봉규의 사진:인간극장>을 오는 12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60여년에 걸쳐 광주지역의 역사적, 정치적 사건들과 함께 시민들의 삶의 현장, 사라져가는 거리 제례, 굿판 같은 전통 축제의 장면들을 기록해온 강봉규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민속기록학적 접근이나 사진사적 접근 보다는 그의 생기 넘치는 인물 사진을 시대가 요구한 휴먼 다큐멘터리로 조망하고, 기획, 편집자로서의 사진가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전시는 사진가의 태도를 기반으로 크게 세 섹션으로 구성했다.


프로젝트 갤러리I에는 ‘1. 보편적인 인간극장을 그리다’로, 1960년대부터 신문, 잡지, 출판물에 실렸던 작품들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동시대 현장기록’ ‘사람 사는 이야기’ ‘지역 양식과 정신’으로 구분된다. 4.19 당시의 학생운동 같은 생생한 현장의 모습, 세월이 깊게 배인 한국인의 얼굴이 보여 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 후에 청학동으로 옮겨간 남원 도통리 사람들이 지킨 전통 양식의 마지막 순간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대상과의 상호 교감이 개입된 휴먼 다큐멘터리로서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불식간에 드러나는 디테일들은 롤랑 바르트의 푼크톰과 같이 깊은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사라져가는 전통적 모습은 노스텔지어를 자극 한다.


프로젝트 갤러리2의 ‘2. 세대 기억, 이미지의 원형을 전하다’는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표출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거릿제나 굿과 같은 남도의 오리지널한 전통제례뿐 아니라 서정적인 한국 풍경이 포함된 이 작품들은 당시를 살았던 세대가 공유하던 고향의 이미지이자 후대에 다양한 미디어들을 통해 전해져 온 ‘한국적’ 이미지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프로젝트 갤러리2의 ‘3. 기획, 편집자로서의 사진가’에서는 작가가 출판한 잡지, 화보집, 사용했던 카메라 등의 아카이브와, 다른 주요작들의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이 잡지, 화보집 등에 실제로 어떻게 실렸는지 볼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강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면, 그의 작품은 지역, 대중, 개인, 전통 양식 등 타자화 되기 쉬운 소재들을 다룬다. 그럼에도 이 소재들이 단순히 볼거리가 되지 않는 것은 그것을 ‘잃지 말아야 할 어떤 것’들로 여기는 사진가의 태도, 그리고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정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의 휴먼다큐멘터리는 따뜻한 시선으로 보통사람들을 위해 보통 사람들을 그린다. 또 이것이 다시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작품 밖 당시의 사회적 맥락과 함께 그려볼 수 있게 한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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