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서울관의 첫 공예 전시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 전을 2017년 1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공예를 하나의 고정된 사물로서 보는 것을 넘어 제작과정과 그 행위, 그리고 공예가들의 태도와 노고들을 통해 동시대 공예를 읽고 그 가치를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금속이 불과 만나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과정을 담은 ‘시간을 두드리다’의 이봉주-고보형, 흙을 치고 밀고 당기는 손의 닿음과 흔적을 보여주는 ‘공간을 주무르다’의 배연식-강기호와, 박미옥-오화진의 섬유의 유기적인 얽힘과 결합을 담은 ‘관계를 엮다’로 10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현대공예의 다양한 시도는 ‘공예’의 지평과 지변을 넓힌 반면에 속도와 효율, 자본과 편리를 추구하는 태도는 사물 본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사람과 사물이 이어온 전통적인 관계를 흔들기도 한다.
‘손길’로 사물을 다루는 일은 오래 걸리고 더디지만, 공예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안에 담긴 수공성은 기계제품이 조장하는 끝없는 소비와 이것이 지배하는 세계관에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공예’의 가치와 ‘손’의 진가를 인정하고 그것이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자신의 신체와 독창적인 기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보다 인간적인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는 ‘공예가’ 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이번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 전은 인간이 손으로 무심한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이자 어느 공예가의 역사와 땀이 오롯이 쌓혀 있는 ‘공방’에 다가선다. 그리고 그 생명의 곳에서 일어나는 ‘공예’가 되기까지의 재료와 기법, 기술뿐 아니라 ‘공예가’가 되기까지의 경험과 태도, 세계관에 주목하면서 시공간이 함께하는 이야기를 재현하고자 한다.
‘두드리다’ ‘주무르다’ 엮다‘라는 테마로 재료를 다루는 행위를 전면으로 드러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고 작가 고유의 시적언어를 표현하고 있다. 자신만의 문법으로 느리고 지혜롭게 작업을 이끌어가는 공예가들이 남기는 손의 흔적과 살아가는 태도를 통해 작품 너머에 숨어 있는 울림에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